[사설]3不 해결 위한 ‘大사회협약’ 필요하다

  • 입력 2007년 4월 26일 23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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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불(不) 정책에 목매단 이 정권 아래서 지난 4년간 교육여건은 악화일로를 걸었다. 정부는 대학입시 규제에 매달리고 대학은 반발하는 가운데 공교육 개혁은 뒷전으로 밀려났다. 학교에 실망한 학생과 학부모들은 사교육을 찾았고 해외유학도 급증했다. 그런데도 김신일 교육부총리는 3불 정책을 홍보한다며 전국을 돌고 있고, 좌파 단체들은 정권과 함께 ‘3불 정책 사수(死守)’를 외친다.

이명현(전 교육부 장관) 교육선진화운동본부 대표가 어제 한 세미나에서 해결책의 하나로 ‘제3의 길’을 내놓았다. “정부는 대학의 입학전형과 관련된 일체의 규제를 철폐하는 대신에 대학은 사회경제적 약자와 지역균형 발전을 고려하는 입학전형 방식을 도입하자”는 것이다. 정부는 3불 정책을 폐지해 대학 자율권을 존중해 주고 대학은 그에 따르는 사회적 책임을 다해 3불 갈등을 끝내자는 제안이다.

이 대표는 이를 위해 정부 대학 고교 등 관련 주체들이 자발적인 역할 수행을 국민 앞에 약속하는 ‘대사회(大社會) 협약’을 맺을 것을 건의했다. 한국 특유의 교육 에너지를 생산적인 방향으로 돌리기 위해선 이런 ‘대타협’이 빠를수록 좋다.

이 정권은 3불 정책의 당위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본질적으로 대학을 옥죄는 규제일 뿐이다. 헌법은 교육의 자율성과 학문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으므로 ‘3불 정책은 위헌’이라는 견해가 우세하다. 대학과 학문은 자율 속에서라야 발전한다. 시대착오적인 규제는 대학의 발전을 가로막는 장애다. 정부는 한시라도 빨리 통제에서 손을 떼야 한다.

대학의 당연한 권한인 학생선발권에 정부가 개입하게 된 데는 대학 책임도 없지 않다. 대학이 지성과 양심의 보루로서 성장 가능성을 지닌 소외계층 학생들을 배려해 왔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자율이라는 큰 틀 아래서 교육을 살리기 위한 대사회협약이 성사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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