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張회장 카드깡으로 돈 마련한듯”… 의협관계자 주장

  • 입력 2007년 4월 27일 03시 08분


장동익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이 법인카드로 100만∼200만 원의 대금을 결제한 것으로 돼 있는 업소들이 실제로는 허름한 술집이나 전통찻집 등인 것으로 확인돼 카드 사용 명세에 대한 의혹이 커지고 있다.

일부 의협 관계자는 “장 회장이 속칭 ‘카드깡’으로 돈을 마련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26일 본보가 확인한 결과 올해 1월 5일 오후 8시 4분과 5분 장 회장의 법인카드로 각각 142만 원과 150만 원이 결제된 서울 강남구 G주점은 작은 방이 세 개인 지하의 카페였다.

업소 종업원은 “올해 한 차례에 50만 원 넘게 결제한 적이 없는 것으로 기억한다”며 “이 시간에 손님이 오는 일도 거의 없다”고 말했다.

장 회장이 국회의원에게 카드를 빌려 줘 올 2월 13일 오후 2시 59분에 292만 원이 결제됐다고 주장한 종로구 D식당은 낮 시간에는 영업을 하지 않는 곳이었다. 식당 종업원은 “ 전날 먹은 술값을 다음 날 낮에 결제하는 일이 종종 있으며 ‘카드깡’과는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1월 24일 248만 원이 결제된 서대문구 W 업체는 전통차와 식사를 파는 곳으로 전통차는 한 잔에 3000∼4000원, 식사는 7000원 수준이었다. 이 업소 주인은 “당일 의협이 1, 2층을 모두 예약해 회식을 했으며 생선회와 양주 등을 시켜 먹었기 때문에 음식값이 많이 나왔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서울중앙지검 조사부(부장 김대호)는 의협 산하 단체인 의정회의 활동비 중 증빙자료가 없이 사용된 2억7000여만 원 등의 용처를 추적 중이며 이날 의협 관계자 등 8명을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조사했다.

▼회장 권한대행 김성덕 교수

한편 대한의사협회는 26일 서울 용산구 동부이촌동 의협회관에서 상임이사회를 열고 30일 공식 사퇴할 예정인 장동익 회장의 권한대행으로 서울대 의대 김성덕(마취통증의학) 교수를 선출했다. 현직 대학 교수가 의사협회의 대표를 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정열 기자 passion@donga.com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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