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북부의 ‘청정지역’인 봉화군은 25일 실시된 군수 재선거에 유권자 3만126명 가운데 68.8%인 2만735명이 참여했다.
주민들은 “선거를 탈 없이 치른 만큼 이제 남은 과제는 지역 발전뿐”이라고 입을 모았다.
1년 남짓 군수 자리가 비어 군 살림 등이 어려워진 상황을 빨리 타개하려는 민심이 이번 선거에 그대로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26일 출근해 공식 업무를 시작한 엄태항(58) 군수는 “아까운 1년을 허비했기 때문에 남은 3년의 임기 동안 군 발전에 온 힘을 쏟을 것”이라며 “봉화군수를 두 번 맡은 경험을 살려 1분 1초를 아끼면서 일하겠다”고 밝혔다.
엄 군수는 봉화군의 틀을 바꾸는 10여 가지 정책을 당장 추진하기로 했다.
1970년대를 전후해 12만 명가량이던 인구는 현재 3만5000명 선을 간신히 유지하고 있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를 앞두고 농업 경쟁력을 강화해야 하는 데다 깨끗한 자연을 활용한 정책을 개발해야 하는 등 쌓여 있는 과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가 군민에게 약속한 봉화 발전 계획은 30대 대기업과의 결연을 비롯해 지역 인재 육성, 도시 주민 유치 등 10여 가지.
봉화군의 청사진은 ‘파인토피아’ 건설. 이는 봉화의 상징인 춘양목을 전국에 널리 알려 이상적인 고장으로 가꾼다는 뜻을 담고 있다.
8개월 정도 군수 권한대행을 했던 권오철 부군수는 “이제 주민들 사이에 봉화가 ‘경북의 오지’라는 사실이 단점이 아니라 장점이 될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며 “깨끗한 자연을 바탕으로 부가가치를 높이면 다른 지방자치단체가 할 수 없는 일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봉화군청 직원들의 기대도 큰 편이다.
한 직원은 “그동안 ‘선장 없는 지자체여서 엉망’이라는 이야기를 듣지 않기 위해 나름대로 노력했지만 아무래도 군수가 없어 분위기가 침체된 면이 있었다”며 “새 군수가 부임한 만큼 분위기를 쇄신해 봉화가 꿈틀거리는 모습을 주민들에게 보여 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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