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구멍 뚫린 전북 인사검증시스템

  • 입력 2007년 4월 27일 06시 30분


전북발전연구원(전발연) 원장이 과거 근무하던 공기업에서 공금으로 부인을 해외출장에 동행한 사실이 드러나자 취임 반나절 만에 사퇴해 전북도의 허술한 인사검증이 도마에 올랐다.

25일 오전 전북도의 싱크탱크인 전발연 원장으로 취임한 남충우(58) 씨는 강원 영월의 동강시스타 대표이사로 있던 올 2월 업무차 10일간의 일본 출장을 가며 부인을 동행했다.

전북도는 당시 남 원장이 부인의 항공료 등 70만 원만 직접 부담하고 나머지 300여만 원의 숙박비와 식사비 등은 회사 돈으로 사용했다고 확인했다.

이 회사는 강원 영월군 일대 폐광지역에 리조트 타운을 조성하기 위해 영월군과 산업자원부 산하기관 등이 출자해 지난해 5월 설립한 회사로 공기업 성격이 강하다.

이 사실이 알려져 산자부가 감사에 나섰고 언론에 보도되자 남 씨는 곧바로 사표를 내고 전발연 원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러나 25일 오후 취임식 직후 남 씨의 ‘부적절한 처신’이 언론에 알려지면서 문제가 확대될 기미를 보이자 전북도가 서둘러 남 씨의 사퇴를 수용하는 형식으로 도중하차시키기로 결정해 취임 6시간 만에 사표가 수리됐다.

이 과정에서 전북도는 남 씨 관련 의혹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본인의 해명만 믿고 ‘관행’으로 치부하며 인사위원회를 거쳐 남 씨를 원장으로 선정해 인사 검증에 허점을 드러냈다.

남 씨는 산업자원부 전자정책과장, 특허청 심판장 등을 지낸 관료 출신으로 한국자동차공업협회 상근부회장을 지냈다.

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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