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과 대학생은 물론 초중고교생까지 중국어를 배우는 등 영어 다음으로 중국어가 인기를 끌고 있다.
홍진미(40·여) 씨는 지난해 초등학교 2학년인 딸(8)을 위해 중국어 학습지를 신청했다. 중국어 테이프를 들으면서 발성법과 문법, 회화를 배우고 있다.
홍 씨는 “앞으로 중국어가 영어 못지않게 중요해질 것 같아 시키고 있다”며 “주변에서도 기초적인 영어 학습이 끝나면 중국어를 영어와 함께 가르치는 엄마들이 많다”고 말했다.
초중고교생의 중국어 배우기 열풍은 중국어 학습지 회원 수에서도 짐작할 수 있다. 지난해 11월 나온 ‘재능중국어’는 출시 당시 회원이 1만2000명이었지만 4개월 만에 8000명이 증가해 2만 명이 됐다.
㈜대교의 중국어 방문교육 학습지 ‘차이홍 중국어’도 출시 3년 만에 5만 명의 회원을 모집했다. 원하는 경우 조선족 출신 방문교사를 보내 지도하기도 한다.
제2외국어로 중국어를 선호하는 경향이 높아지자 초등학교 ‘방과 후 학교’에서도 원어민을 초빙해 중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서울 강동구 천동초등학교는 지난해부터 방과 후 학교 프로그램에 중국어 강좌를 개설했다. 일본어 강좌에는 지원자가 많지 않았지만 중국어 강좌는 정원 15명의 모집이 금세 끝났다.
변부경 담당 교사는 “국내 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조선족 선생님이 지도를 맡고 있다”며 “수요 조사에서 중국어에 대한 학부모와 학생의 선호도가 상당히 높아 중국어반을 개설했다”고 말했다.
중국어를 제2외국어로 채택한 고교는 2003년 523곳, 2004년 631곳, 2005년 751곳으로 계속 늘고 있고, 외국어고의 최고 인기 학과도 중국어과다.
중국어 열풍이 가장 센 곳은 기업체. 중국과의 경제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중국어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침 출근시간 전이나 점심시간을 활용해 중국어를 배우는 직장인이 늘어나고 있다.
회사원 박범진(36) 씨는 “회사가 중국에 진출할 계획이고, 미래를 준비한다는 생각에서 중국어 학원에서 출근 전에 매일 2시간씩 공부하고 있다”며 “새벽반은 대부분 직장인인데 모두 열심히 한다”고 말했다.
중국어전문학원 ㈜이얼싼중국문화원의 경우 수강생이 2002년에 비해 2007년에 4배 정도 늘었다. 시청과 강남 어학원의 경우 강좌 수가 2002년 326개에서 올해는 842개로 급증했다.
중국어 수요가 늘면서 영어를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어학원 가운데 부랴부랴 중국어 강좌를 운영하거나 개설 준비를 하는 곳도 많다.
중국어 열풍을 반영하듯 최근엔 한어수평고시(HSK) 외에 BCT(Business Chinese Test)라는 실용 중국어 평가시험도 국내에 들어왔다.
7월부터 국내에서 본격 시행되는 BCT를 주관하는 한국BCT운영위원회 관계자는 “중국어를 배우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실용회화 위주의 중국어 평가시험에 대한 수요도 늘어났다”며 “지난해 국내 HSK 응시자 수가 3만6000명 정도 되는데 7월부터 BCT가 본격적으로 실시되면 최소 1만 명 이상이 시험을 치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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