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회장, 대질신문 거부하다 자정넘어 수용

  • 입력 2007년 4월 30일 02시 57분


식사하는 술집 종업원 보복 폭행 의혹을 받고 있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29일 서울 남대문경찰서에 출두해 조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김 회장의 아들과 시비를 벌였던 서울 중구 북창동 S클럽 직원들이 경찰서 구내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변영욱  기자
식사하는 술집 종업원 보복 폭행 의혹을 받고 있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29일 서울 남대문경찰서에 출두해 조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김 회장의 아들과 시비를 벌였던 서울 중구 북창동 S클럽 직원들이 경찰서 구내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변영욱 기자
김승연 회장은 출두 이후 9시간 가까이 주요 범죄 혐의에 대해 부인으로 일관했다. 김 회장은 특히 조사 과정에서 “S클럽 종업원에게 폭력을 휘두르지도 않았고, 청계산의 한 건물 공사장으로 종업원들을 끌고 가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다.

다만 김 회장은 서울 중구 북창동 S클럽에 찾아간 사실은 인정했다. 한화 측이 지금까지 주장했던 것처럼 아들과 싸운 S클럽 종업원들을 만나 아들과 화해를 주선했다는 게 김 회장의 진술이다.

하지만 김 회장에게 직접 맞았다고 진술한 S클럽 종업원들은 대질신문을 거부하는 김 회장을 특수 유리창을 통해 본 뒤 “(김 회장이 자신들에게) 폭력을 휘두른 사람이 맞다”고 재차 증언했다.

양측 주장의 진위를 판별할 수 없는 ‘진실게임’에 전기가 마련된 것은 자정 넘어 김 회장이 ‘대질신문’을 전격 수용하면서부터.

경찰은 조금이라도 있을지 모르는 각종 의혹을 차단하기 위해 모든 조사 과정이 동영상으로 녹화되는 3∼4평 크기의 진술녹화실에서 김 회장을 조사했다.

김 회장은 시종 차분한 어조로 수사관의 신문에 응하고 있다고 한 경찰관은 전했다.

김 회장은 이날 오후 3시 57분경 부장검사 출신으로 한화그룹 법무담당 부사장인 채정석 변호사 등과 함께 검은색 벤츠S600과 에쿠스 승용차 두 대에 나눠 타고 경찰서에 도착했다.

김 회장은 심경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담담한 표정으로 “개인적인 문제로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고 말했다. 직접 폭력을 행사했는지 등 구체적인 질문이 쏟아지자 김 회장은 “경찰 수사에서 모든 것을 밝힐 것”이라고 말한 뒤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청계산에서의 폭력 행사 부분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강하게 부인했다.

김 회장에 대한 조사는 강대원(56·경정) 수사과장과 이진영 강력2팀장,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수사관 등이 맡았다. 강 과장은 2004년 연쇄살인범 유영철 사건, 지난해에는 용산 초등생 성추행 살인사건을 해결한 베테랑 수사관이다.

한편 김 회장 아들과 시비를 벌인 종업원들의 직장인 S클럽은 김 회장이 소환 조사를 받은 29일 오후 7시 50분경 문을 닫았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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