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회장 차남 “내가 피해자… 청계산 안갔다”

  • 입력 2007년 5월 1일 03시 01분


아들도 출두 30일 오후 11시 5분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둘째 아들 김모 씨(가운데)가 경찰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남대문경찰서에 들어서면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전영한 기자
아들도 출두 30일 오후 11시 5분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둘째 아들 김모 씨(가운데)가 경찰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남대문경찰서에 들어서면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전영한 기자
30일 오후 중국에서 귀국한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둘째 아들 김모(22) 씨는 혐의 사실을 부인했다.

김 씨는 귀국한 지 4시간여 만인 이날 오후 11시 5분 한화 측 관계자들과 함께 검은색 에쿠스 승용차 2대에 나눠 타고 서울 남대문경찰서에 출두해 조사를 받았다.

운동화에 베이지색 면바지, 흰색 줄무늬 남방셔츠에 짙은 남색 재킷 차림의 김 씨는 차에서 내려 잠시 취재기자들을 향해 포즈를 취했다.

그러나 김 씨는 승용차에서 내려 경찰서 1층에 마련된 조사실로 들어갈 때까지 ‘아버지와 함께 청계산에 갔느냐’ ‘본인이 때렸느냐’ ‘아버지가 때리라고 시켰느냐’ ‘보복 폭행이 맞지 않느냐’ 등 취재진의 질문에 한마디도 답하지 않았다.

앞서 오후 7시 반경 중국 난팡(南方)항공 CZ315편으로 인천공항에 도착했을 때에 기자들의 질문에 짤막하게라도 답했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공항에서 김 씨는 “국민에게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고 아버지에게도 폐를 끼쳐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어 ‘아버지와 함께 청계산에 갔느냐’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답했으며 ‘청계산에 혼자 갔느냐’고 묻자 재차 “아니다”라고 답변했다.

또 ‘피해자들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내가 피해자”라고 분명하게 답했다. 공항 입국장에 들어서는 김 씨의 오른쪽 눈 위에는 사건 당시에 입은 듯한 상처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이날 김 씨가 나올 예정이던 인천공항 입국장 E출구 앞은 경찰과 취재진, 한화그룹 관계자 등으로 김 씨가 도착하기 몇 시간 전부터 이미 발 디딜 틈 없는 북새통을 이뤘다.

김 씨는 중국 베이징 공항의 항공기 이착륙 정체로 예정 시간보다 1시간가량 늦게 공항에 도착했으며 다소 불쾌하고 무뚝뚝한 표정으로 검은 모자를 쓴 채 플래시 세례를 받았다.

그는 공항에 나온 한화그룹 직원 20여 명과 사설 경호원에 둘러싸여 서울 종로구 가회동 집으로 향했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인천=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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