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씨는 귀국한 지 4시간여 만인 이날 오후 11시 5분 한화 측 관계자들과 함께 검은색 에쿠스 승용차 2대에 나눠 타고 서울 남대문경찰서에 출두해 조사를 받았다.
운동화에 베이지색 면바지, 흰색 줄무늬 남방셔츠에 짙은 남색 재킷 차림의 김 씨는 차에서 내려 잠시 취재기자들을 향해 포즈를 취했다.
그러나 김 씨는 승용차에서 내려 경찰서 1층에 마련된 조사실로 들어갈 때까지 ‘아버지와 함께 청계산에 갔느냐’ ‘본인이 때렸느냐’ ‘아버지가 때리라고 시켰느냐’ ‘보복 폭행이 맞지 않느냐’ 등 취재진의 질문에 한마디도 답하지 않았다.
앞서 오후 7시 반경 중국 난팡(南方)항공 CZ315편으로 인천공항에 도착했을 때에 기자들의 질문에 짤막하게라도 답했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공항에서 김 씨는 “국민에게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고 아버지에게도 폐를 끼쳐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어 ‘아버지와 함께 청계산에 갔느냐’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답했으며 ‘청계산에 혼자 갔느냐’고 묻자 재차 “아니다”라고 답변했다.
또 ‘피해자들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내가 피해자”라고 분명하게 답했다. 공항 입국장에 들어서는 김 씨의 오른쪽 눈 위에는 사건 당시에 입은 듯한 상처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이날 김 씨가 나올 예정이던 인천공항 입국장 E출구 앞은 경찰과 취재진, 한화그룹 관계자 등으로 김 씨가 도착하기 몇 시간 전부터 이미 발 디딜 틈 없는 북새통을 이뤘다.
김 씨는 중국 베이징 공항의 항공기 이착륙 정체로 예정 시간보다 1시간가량 늦게 공항에 도착했으며 다소 불쾌하고 무뚝뚝한 표정으로 검은 모자를 쓴 채 플래시 세례를 받았다.
그는 공항에 나온 한화그룹 직원 20여 명과 사설 경호원에 둘러싸여 서울 종로구 가회동 집으로 향했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인천=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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