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피플&피플즈/노인취업정보센터 신원철 회장

  • 입력 2007년 5월 1일 07시 57분


“몸과 마음이 건강한 노인들은 일자리를 갖고 싶어하는데 사회가 이를 외면하는 것은 큰 문제입니다.”

인천시가 지난해 5월 남구 용현동 인천노인복지회관에 설치한 노인취업정보센터의 신원철(66) 회장은 매일 오전 7시면 집을 나선다.

사무실에 도착하자마자 그가 시작하는 일은 그날 발행된 조간신문과 지역생활정보지 등의 광고란을 꼼꼼하게 살피는 것. 구인업체를 찾는 것이다.

노인을 찾는 구인광고는 드물지만 그는 포장이나 택배, 환경미화, 주유, 주차관리 등 노인들이 취업 가능한 광고를 발견하면 즉시 메모지에 전화번호를 적어둔다. 특히 인천에 사업장을 둔 업체는 자신의 인맥을 모두 동원해 대표의 전화번호를 알아낸 뒤 직접 도와 달라고 부탁한다.

그는 회장에 취임한 뒤 6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취업 신청을 받아 3800여 명에 대한 신상명세 데이터를 만들었다. 이를 기초로 일자리를 찾는 것. 구인업체에서 면접 연락이 오면 일자리를 신청한 노인과 동행한다. 이렇게 해서 신 회장은 지금까지 노인 500여 명에게 일자리를 찾아줬다.

지난해 9월에는 연수구 동춘동 중소기업제품종합전시장에서 ‘인천실버박람회’를 성공적으로 열기도 했다. 160곳이 넘는 구인업체가 참가한 가운데 노인 1943명이 박람회를 통해 소중한 일자리를 찾았다.

“미국은 노인을 위해 부모부양 책임법을 시행하고 있고, 싱가포르에는 효도법이 있습니다. 한국에도 노인복지법이 있지만 취약한 수준이에요.”

그는 지방자치단체가 노인을 배려해서 추진할 수 있는 복지정책이 많은데 관심을 갖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지자체나 주민자치센터 등 공공기관의 경비, 청소 등 용역 업무를 노인에게 맡기면 일자리 창출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

“단체장이 조례를 고쳐 통반장의 일정 비율을 노인에게 맡긴다면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동네를 관리하니 주민에게 좋고 일자리를 찾는 노인들에게도 더없이 좋은 고용 정책 아니겠어요?”

그는 요즘 건강한 노인이 몸이 불편한 노인을 찾아가 돌보는 ‘노-노 홈케어 도우미’ 사업을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 도우미로 활동할 노인 608명을 뽑아 한 달 동안 노인복지회관에서 교육을 실시했으며 조만간 사업에 착수할 계획이다.

그는 “한국은 전통적인 효 문화가 존재하는 사회이기 때문에 가족이 노인을 부양할 수 있도록 장려하는 복지정책을 펴야 한다”고 말했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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