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희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는 1일 국가인권위원회의 용역을 의뢰받아 여성공무원 55명을 상대로 '여성공무원 배치 및 승진 차별실태'에 대해 심층 면접조사를 벌인 결과 고위직으로 갈 수록 여성 공무원의 비율이 현격히 줄어드는 '유리천장'이 존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이번 조사에서 여성공무원 대다수가 "여성에게 주요보직을 주지 않아 승진에서 차이가 난다"고 밝혔고 업무가 과다한 보직을 주지 않는 '배려'를 싫어하지는 않지만 '맡겨준다면' 주어진 업무를 해보고 싶어하는 욕구도 드러냈다고 전했다.
국가직 6급 A(여)씨는 "좋은 보직을 받아야 승진을 하는데 정기순환 인사라해도 좋은 자리는 이미 남자들이 찜을 해놨다. 조직에 남자가 많다보니 남자들끼리 끌어주더라"고 말했다.
국가직 5급 B(여)씨는 "승진이 잘되는 위치는 보통 총괄자리인데, 여자사무관들은 눈에 안 띄는 자리를 맡긴다. 인사계장이나 조직관리 같은 주요 자리는 여자사무관에게 맡기는 경우가 별로 없다"고 지적했다.
반면 지방직 7급 C(여)씨는 "승진이 빠르다는 부서를 보니까 가정도 버리고 일을 하더라. 나는 그럴 정도로 출세에 욕심은 없다"고 말했고, D(여)씨도 "승진은 힘든 부서에 있는 남자들이 격무에 시달리는 만큼 빠르다. 어쩔 수 없는 것 같다"고 동의했다.
국가직 5급 E(여)씨는 "굉장히 힘든 업무가 있었는데 상급자가 '00씨는 그런 일하면 피부 다 상하고 살도 쭉 빠져서 안된다'며 의사를 묻지도 않고 남자 사무관을 시켰다"라며 "이럴때 배려라고 해야할지 아니면 차별이라고 해야할지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중앙행정기관의 3급 이상 실국장급 간부와 시도 부시장 등으로 구성된 고위공무원단에는 작년 7월 기준으로 1305명이 포함돼 있지만 여성 공무원은 36명으로 2.8%에 그치고 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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