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검 공안부(송진섭 부장검사)는 2일 오후 대구 서구 평리동 강재섭 대표의 의원사무소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 컴퓨터 본체 2대와 회계장부 등을 압수했다. 이 컴퓨터에는 당 기구표, 당원관리 현황 등의 자료가 들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이날 압수 수색은 강 대표에 대한 것이라기보다는 윤진 대구 서구청장에게서 돈을 받아 당원들 앞으로 부과된 과태료를 대신 낸 강 대표 대구사무소 회계책임자 노모(45) 씨에 대한 수사 차원에서 실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검찰은 과태료를 자신이 냈다고 주장하고 나선 윤 구청장 외에 강 대표가 과태료 대납에 개입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 날 윤 구청장의 사무실과 자택도 압수수색해 컴퓨터 3대와 메모지, 수첩 등 라면상자 2개 분량의 자료를 확보해 분석 중이다.
검찰은 과태료로 납부된 돈의 출처와 성격 등을 파악한 뒤 이르면 다음 주 초 윤 구청장을 소환해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윤 구청장은 지난달 23일 "2006년 5·31 지방선거를 앞두고 서구 지역 출마 예정자인 K(62) 씨에게서 명절선물을 받은 사실이 드러난 한나라당 당원들이 자신들 앞으로 부과된 과태료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을 외면할 수 없어 대신 부담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대구시선관위는 윤 구청장에게서 받은 돈으로 당원들에게 부과된 과태료 3540만 원을 대납한 강 대표 대구사무소 회계책임자 노모 씨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지난달 20일 검찰에 수사의뢰했다.
노 씨는 올해 3월 26일 윤 구청장에게서 과태료 3550만 원을 전달받아 당원 12명이 내야할 과태료 3540만 원을 대신 낸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검찰이 압수수색을 하기 위해 사무실에 도착했을 때 사무실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관련 자료를 검찰에 넘겨줬다"면서 "강 대표는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를 요청했으며 전혀 문제 될 게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구=정용균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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