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2때 대학학점 미리 딴다

  • 입력 2007년 5월 4일 02시 51분


대학과목 先이수제도 내년 본격 시행

《고교생이 대학 과목을 미리 이수해 대학에 입학한 뒤 학점으로 인정받는 ‘대학과목선이수(AP·Advanced Placement) 제도’가 올해 이공계 과목을 중심으로 시범 실시되며 내년에 정식 도입된다. 교육인적자원부는 우수한 고교생이 수준에 맞는 학습 기회를 누리고 대학 교육과정에 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이 제도를 만들었다.》

AP 실적은 학교생활기록부에 기록될 뿐만 아니라 대학에서 심화학습이나 조기 졸업을 하는 데 도움이 된다.

▽미리 따는 대학 학점=교육부는 AP 학점을 대학이 인정할 수 있도록 하는 고등교육법 개정안이 4월 임시국회에서 국회 교육위원회를 통과했다고 3일 밝혔다. 교육부는 각 정당이 합의한 이 법안이 6월 임시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될 것으로 보고 실시 준비에 착수했다.

지금까지 일부 시도교육청이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한국과학기술원(KAIST) 경희대 인하대 등 20개 대학과 개별 협약을 맺어 AP 과정을 운영했지만 시범 단계여서 학점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AP 실적의 학점 인정 여부는 대학의 자율 사항이지만 대부분의 대학이 긍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들은 다른 대학의 AP 교육 실적도 인정하게 된다.

미국은 지난해 고교 3학년생의 23%가 대학 과목 강의를 미리 듣고 최소 한 과목 이상에 대해 시험을 치른 것으로 집계될 만큼 AP 제도가 정착돼 있다.

▽교육 내용과 이수 방법=교육부는 올해 여름방학과 겨울방학에 수학 물리 화학 생물 등 4과목에 걸쳐 이 제도를 시범 운영할 계획이다. 이공계 활성화를 위해 이공계 과목을 우선 시행한 뒤 인문계 과목도 시행할 방침이다.

지금까지 각 대학이 교육프로그램을 만들었지만 올해부터 교육부가 제시하는 표준교육과정에 따라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교육부는 교수 및 교사 50명으로 구성된 AP추진위원회를 통해 이달 말까지 표준교육과정과 평가 기준을 확정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6월 말 여름방학 AP 과정 참가자를 선발하기로 했다. 선발 대상은 주로 고교 2학년생으로 관련 교과목에서 내신 1등급을 받거나 학교장 추천을 받은 우수 학생 등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고교와 대학은 AP 교육장을 개설할 수 있지만 교육부는 시행 초기에는 희망 대학에만 교육장을 만들 방침이다. AP 과정을 운영한 적이 있는 대학이 교육장을 우선 개설할 것으로 전망된다.

교육 기간은 매일 2∼4시간씩 3주가량이다. 과목당 20만 원가량의 수업료를 교육생이 부담해야 한다.

▽대입 연계 차단=교육부는 AP 실적을 대입 전형에 반영하지 않기로 했다. AP 과정을 위한 사교육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교육부는 학생부에 이수 결과를 통과(Pass) 또는 낙제(Fail)로만 기재하기로 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이수자의 학점(A, B, C, D, F)을 기밀로 보관했다 이수자가 대학에 입학하면 대학 측에 학점을 알려주게 된다.

대학은 AP 실적을 대입 면접 등에서 참고자료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

서울의 한 대학 입학처장은 “미국은 AP 실적을 대입 전형에서 중요하게 반영한다”며 “대입 전형에 활용해야 참가자가 많아져 이 제도가 조기에 정착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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