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안 회장을 상대로 지난해 12월 당시 장동익 의협 회장, 엄종희 한의사협회장과 함께 한나라당 정형근 의원을 만나 연말정산 간소화 법안 개정을 요구했는지, 다른 의료단체들과 함께 정관계 로비를 한 사실이 있는지 등을 캐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정 의원은 “당시 3단체장이 연말정산 간소화와 관련해 면담을 요청해 와 마침 조찬모임이 잡혀 있는 호텔로 오라고 해서 커피숍에서 10분간 짧게 만난 것이 전부”라고 설명했었다.
검찰은 의협 산하 단체인 의정회에 대해서도 집중적인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은 대한의사협회 산하 단체인 한국의정회 전 회장 박희백(74) 씨를 4일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조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박 씨는 의정회가 대대적인 조직 정비와 함께 한국의정회로 이름을 바꿨던 2001년부터 2006년 8월까지 회장을 지낸 의정회의 핵심 인물로 알려져 있다.
검찰은 또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4월 말까지 의정회장을 지낸 박희두(61) 씨도 최근 불러 조사하는 등 전현직 의정회장을 모두 소환 조사했다.
검찰은 두 사람을 상대로 의정회비 및 의협 공금의 지출 명세와 의정회 차원에서 후원금을 제공한 국회의원이 누구인지, 의료계의 현안과 관련해 정관계 로비를 시도했는지 등을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이 이달 3일 장동익 전 의협 회장을 불러 조사한 다음 날 박희백 씨를 소환한 것은 장 전 회장 발언의 진위를 가리고 장 전 회장을 추가 소환 조사하기 위한 준비 작업으로 해석된다.
박희백 씨는 본보 기자에게 “의정회장은 의협 회장이 돈을 갖다 달라고 하면 돈을 갖다 주는 ‘로봇’ 역할을 할 뿐”이라며 “의협 회장에게 전해 준 자금의 규모에 대해서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의협은 5일 서울 용산구 동부이촌동 의협회관에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정치권 로비 의혹의 창구로 지목된 의정회를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정원수 기자 needjung@donga.com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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