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동서남북/현대차 안타는 울산 단체장

  • 입력 2007년 5월 9일 08시 05분


올해 3월 15일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홍보관.

울산 울주군 엄창섭 군수와 현대차 윤여철 사장이 ‘1사업부 1촌 자매결연’ 약정서를 체결했다. 이날 자매결연을 계기로 현대차는 이곳에서 생산되는 무와 배추 감자 버섯 등 15종의 농산물을 구매해 구내식당에서 사용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날 현대차와 약정서를 체결한 엄 군수는 한 달여 전인 2월 9일 전용 차량을 현대 다이너스티에서 쌍용 체어맨(배기량 3500cc, 6270만 원)으로 바꿨다. 본보 조사 결과 가격 기준으로 가장 비싼 김문수 경기지사의 차량(6689만 원)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4월 27일자 1면 보도

이에 울주군은 “체어맨이 동급 차종에 비해 위화감을 적게 주기 때문”이라며 “울산의 자치단체장이라고 꼭 현대차를 구입할 필요가 있느냐”고 말했다.

하지만 기업체에는 자기 고장 농수산물 이용을 요구하는 농어촌 지역 자치단체장이 정작 그 지역에서 생산하는 공산품을 이용하지 않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처신이라는 지적이 많다.

현대차의 한 임원은 “울주군의 특산물로 미국 등지에 인기리에 판매되는 ‘울주배’를 두고 ‘나주배’를 구매해 울산공장 직원들에게 나눠 주면 엄 군수의 기분이 어떻겠느냐”며 서운한 감정을 표현했다.

기업의 지역사랑과 자치단체의 기업사랑은 동전의 양면 같은 게 아닐까.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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