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단체가 예산을 투입해 전국에서 처음으로 지난달 30일 문을 연 ‘영화공간 주안’이 인천 영화의 구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멀티플렉스 영화관에서 예술영화, 추억의 한국영화를 감상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영화 제작, 영화 영상전문 교육까지 받을 수 있다.
▽어떻게 만들어졌나=‘영화공간 주안’은 인천 남구가 지방자치단체(기초단체 포함) 중 처음으로 예산을 투입해 주민을 위해 만든 ‘전문영화공간’이다.
구는 지난해 행정자치부에서 받은 5억 원으로 경인전철 주안역 인근의 멀티플렉스 영화관인 ‘프리머스’(옛 맥나인) 7층 5개 상영관을 사들였다.
주민에게 다양한 문화 체험을 제공한다는 취지로 민간이 운영하던 영화관을 매입한 것. 영화관 외에 뮤지컬 공연이 가능한 복합문화공연장을 조성했다.
이곳에는 또 인천 민예총이 운영하는 ‘주안영상미디어센터’가 7월경 문을 열 예정. 2003년부터 이곳에서 청소년 위주로 운영되던 남구청소년미디어센터 외에 성인을 위한 영화, 영상 전문교육기관이 추가로 생기는 것이다.
10일 인하대 연극영화학과 학생 30명이 영화를 관람한 뒤 수업을 받는 등 대학과 연계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영화공간 주안’의 남동우 관장은 “국내 영화관의 경우 상업성을 바탕으로 민간기업과 개인이 끌어 왔다는 현실에 비추어 볼 때 최초의 공적자금이 투여된 영화 공공문화시설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특별하다”고 말했다.
▽영상 평생교육 지향=‘영화공간 주안’은 청소년미디어센터를 운영한 경험을 활용해 영화, 영상인을 배출하는 교육장소로 거듭난다.
그동안 청소년미디어센터는 영화감독, 연기자 등을 꿈꾸는 청소년들의 등용문 역할을 해왔다.
지난해 만든 독립영화 ‘디자인 라이프’의 경우 고교생 30여 명이 연기자, 조연출, 의상, 조명, 음악 등 스태프로 참여했다. ‘디자인 라이프’는 청소년미디어센터가 2000만 원을 지원해 만든 영화. 출세가도를 달리던 건축 디자인회사 사장이 호기심에 노숙인 체험을 하다가 죽음을 맞는 내용이다.
당시 고교생으로 연출 보조를 맡았던 정운천(21·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2년) 씨는 “직접 제작을 해 보고 현장에서 전문가들한테 조언을 얻은 것이 대학 입학에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영화공간 주안’의 프로그래머 김정욱(36) 씨는 “앞으로 영화 해설사 과정 등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어떤 영화를 상영하나=2007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공식 초청된 김기덕 감독의 ‘숨’, 우디 앨런 감독의 ‘스쿠프’,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하나’ ‘아무도 모른다’ 등을 상영한다.
10일부터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과 골든글로브영화제에서 외국어 영화상을 수상한 알레한드로 아메나바르 감독의 ‘씨 인사이드’가 상영될 예정. 관람료는 4000원. 멤버십 카드를 만들면 10회 감상에 1회 무료 관람 혜택이 주어진다.
한국영화인 ‘바람 불어 좋은 날’(이장호 감독)과 ‘칠수와 만수’(박광수 감독)는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032-427-6777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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