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여권 내년 7월부터 발급…얼굴-지문정보 수록 칩 내장

내년 7월부터 전면 발급될 예정인 전자여권에 얼굴 및 지문 정보가 수록된 전자칩이 내장된다.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11일 “전자여권에 내장되는 전자칩에 여권번호 등 개인 정보와 함께 얼굴 사진과 지문 정보를 수록할 것”이라며 “전자여권은 12월 시범발급을 거쳐 2008년부터 발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전자여권에 지문정보가 수록되면 얼굴 사진에 비해 본인 인증률이 크게 향상되는 장점이 있다”며 “전자여권이 도입되면 여권 신청자는 본인 확인 및 지문 채취를 위해 직접 접수처에 나와 여권을 접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자여권은 국제민간항공기구와 국제표준화기구의 규정에 따라 얼굴 사진 등 개인정보를 내장한 전자칩을 수록한 여권으로 현재 35개국이 도입하고 있다. 전자여권이 도입되더라도 과거 사진 부착식 여권이나 현재 발급하고 있는 사진 전사식 여권을 소지한 사람은 유효 기간까지 기존 여권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정부는 전자칩에 수록된 인적사항 및 지문정보는 유출을 막기 위해 암호화된 코드로 기록할 방침이다.

정부는 또 전자여권 도입과 함께 현재 지방자치단체가 제작하고 있는 여권을 한국조폐공사가 전담하도록 할 계획이다.

그러나 여권 신청 및 교부는 현행대로 지방자치단체가 담당하고 여권 수요가 폭증할 경우를 대비해 현재 41곳으로 한정돼 있는 여권 신청 접수기관을 내년까지 200여 곳으로 늘리기로 했다.

한편 미국 비자 면제의 전제 조건인 전자여권 도입 방안이 구체화됨에 따라 정부의 미국 비자 면제 프로그램 가입을 위한 움직임도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달 초 외교부와 법무부 관계자들이 미국을 방문해 비자면제프로그램(VWP) 가입에 대해 협의했다”며 “미국은 VWP 가입을 위한 비자거부율 기준을 현행 3%에서 3∼10% 사이로 조정하고 있으며 한국의 VWP 가입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