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부총리는 그동안 본고사, 기여입학제, 고교등급제 등을 금지한 이른바 ‘3불 정책’의 폐지 논의 불가 방침을 고수해 왔기 때문에 이번 발언은 다소 변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김 부총리는 “본고사의 정의가 문제인데, 정상적인 고교 교육과정의 범위에 든다면 다양한 형태의 학생 선발 방식에 대해 논의가 가능하다”며 “그렇다고 해서 국영수 위주의 지필고사가 아니라면 본고사를 모두 허용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기본적으로 대학의 학생 선발에서 학생부 반영 비율을 더 높여야 한다”며 “그 기조에서 다양한 형태의 대학 자율적인 시험 방식의 도입이 가능하다는 뜻”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김 부총리는 “3불 정책은 앞으로 더욱 정착해 나아갈 것이고 후퇴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3불 원칙은 정권과 관계없이 지켜질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고교등급제에 대해서는 “학생이 속해 있는 집단의 평균적인 성적으로 학생 개인을 평가하는 것은 문제”라며 반대 뜻을 분명히 했다. 기여입학제에 대해서도 “대학재정 확충 수단의 하나로 대학들이 허용을 주장하고 있으나 개인의 능력이 아닌 부모의 경제·사회적 기여로 입학을 결정하는 것은 헌법에 규정된 교육의 기회 균등에 위배되며 사회적 위화감과 갈등을 조장하게 된다”며 기존의 반대 견해를 고수했다.
김 부총리는 이날 교육 예산 확보를 위한 국채 발행 가능성도 시사했다. “대학의 자율적인 학사 운영이 가능하도록 학칙 관련 규제를 대폭 간소화하는 한편 사학의 투명 경영을 전제로 세제 감면 등과 고등교육 예산 확충을 위해 국채 발행 등도 검토할 것”이라고 밝힌 것.
대학 평가시스템의 변화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대학 진학률이 82.1%로 외형은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대학의 국제경쟁력은 낮다며 “이제는 뽑는 경쟁에서 가르치는 경쟁체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부총리는 “잘 가르치는 대학으로 육성하기 위해 논문 등의 연구 실적 중심에서 교육 여건, 교육 성과 등을 포함하는 국제 수준의 대학 평가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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