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제 개막행사를 앞두고 열린 고유제에는 서애의 후손과 충무공 이순신의 덕수 이씨 문중을 비롯해 임진왜란과 관련이 있는 전국의 20여 개 문중 대표, 관람객 등 1500여 명이 참석했다.
본보 3월 13일자 A15면 참조
▶아름다운 400년 世交…충무공-서애 후손 합동추모제 마련
고니시 씨는 고유제에 참가한 유홍준 문화재청장의 손을 잡고 “참회하는 마음으로 서애 선생을 생각했다”고 했으며, 유 청장은 “뜻 깊은 자리를 함께해 기쁘다”고 말했다.
고유제의 종헌관은 서애가 속한 남인 계열과 대립한 서인의 거두 동춘당 송준길(1606∼1672)의 14대 후손 송영진(36·대전 대덕구 송촌동) 씨가 맡았다. 송 씨는 “오늘을 계기로 영남지방과 기호지방의 거리를 좁히는 노력이 활발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고유제에 이어 안동시내 탈춤공원에서 열린 서애 추모 행사 개막식에서 아사누마 히데토요(淺沼秀豊·53·일본 나고야) 씨는 한국말로 “저의 선조인 우키타 히데이에(宇喜多秀家)가 일본 측 총대장에 임명되어 조선을 침략해 당시 막대한 피해를 입혔습니다. 선조를 대신해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라고 했다.
또 명나라 장수로 조선을 도왔던 이여송 장군의 후손도 참석했다. 이 장군의 13대 후손인 리쩌찬(李澤綿·중국 랴오닝 성) 씨는 “조선반도의 위기는 곧 중국의 위기라는 공감 때문에 명나라가 조선을 적극 지원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애는 ‘징비록’ 서문에서 “명나라 군대가 여러 차례 출동하지 않았다면 우리나라는 위태로워 졌을 것이다”고 썼다.
이 자리에서 서애의 종손 유영하(81) 옹, 충무공 이순신의 13대 후손인 이종남(71) 전 감사원장, 일본과 중국의 후손들은 ‘화해의 불’을 함께 지폈다.
유 옹은 “‘징비록’에서 다시는 임진왜란 같은 불행이 이 땅에 발생하지 않았으면 하고 간절히 바랐던 서애 어른의 뜻을 3국이 함께 이어 갔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안동=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