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의 '오프라 윈프리' 화술 배우기

  • 입력 2007년 5월 15일 15시 51분


"미국인들이 오프라 윈프리의 토크쇼를 `60분'(미국 CBS 방송의 시사고발프로그램)보다 선호하는 이유가 뭘까요. 윈프리가 청중에게 친근감을 주면서 유사성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검사들도 `화술(話術)'을 익혀야 하는 시대가 됐다.

대검찰청이 14일부터 사흘 일정으로 용인 법무연수원에서 공판 검사 45명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 공판기법과정 교육은 연극영화과 수업을 방불케 한다.

의견서 작성 기법, 피고인ㆍ증인 심문 기법 등 검찰 업무 내용도 교육에 포함돼있지만 일정의 주된 시간은 스피치, 공판 기술과 연극기법, 의견 진술 기법 등 말하는 방법에 할애됐다.

첫날 스피치 컨설턴트로 활동하는 민성원 씨의 스피치 강의는 검사들의 호응이 높았다.

검사들은 자신이 말을 할 때 불필요한 손동작을 하거나 쓸데없는 관용어를 사용해 초점을 흐리지 않는지 등을 강사의 도움을 받아 교정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민씨는 "30분~1시간씩 매일 연설 연습을 해야 한다. 말할 때 근거는 세 가지 이상 들지 말고, 청중과의 관련성을 강조하면서 청중의 행동에 근거해 호소하라"며 검사들에게 설득력 있게 말하는 방법을 설명했다.

강의 마지막 날 잡혀 있는 `공판기술과 연극기법' 강의는 영화 '꽃잎'에 출연했던 이영란 경희대 연극영화과 교수가 맡았다.

이 교수는 모의 법정에서 검사들의 피고인ㆍ증인 심문, 배심원 설득 과정을 평가하고 동작과 목소리, 시선 등을 교정하는 식으로 수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배심재판을 위한 연극기법과 전력'이란 책을 번역하기도 한 구본진 부장검사는 이 교수와 합동 강의를 하면서 배심원을 설득하는 방법을 가르친다.

구 검사가 제시하는 전략은 배심원에게 `이야기'를 해야 한다는 것. 배심원의 관심을 끌려면 미스터리처럼 흥미를 끌 수 있는 요소를 개발해야 한다.

열정을 갖되 흥분하지 말고, 배심원의 인간적 감정에 호소하면서도 감정을 강요하지는 말아야 한다.

미국에서는 법조인 연수과정에서 배심재판을 위한 연극기법과 전략이 다양하게 다뤄지고 있다.

검사들은 마지막날 `종합 시험'인 모의 공판에 참석해 배심원을 설득하는 연습을 하게 된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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