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는 15일 한 사람의 신장 기증을 시작으로 세 사람이 잇따라 새 생명을 찾았으며 이날 삼성서울병원에서 세 번째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밝혔다.
이 아름다운 릴레이의 첫 번째 기증자는 인천에 사는 직장인 김세영(28) 씨로 “내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 기쁘다”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자신의 신장을 장기기증운동본부에 기증했다.
그의 신장은 지난달 26일 신장 질환으로 4년째 혈액 투석을 받아 온 이근출(42·부산) 씨에게 이식됐다.
이 씨가 받은 사랑은 바로 그 아내에게 ‘전염’됐다. 그의 아내인 이은영(42) 씨는 남편이 신장을 이식받고 건강한 삶을 찾게 된 것에 감동받아 자신의 신장을 내놓기로 했다.
아내 이 씨의 신장은 곧바로 2일 한국기독학생회총연맹(KSCF) 총무 김오성(43) 목사에게 이식됐다.
5년 전 눈이 잘 안 보여 병원을 찾았다가 급성신부전 진단을 받고 혈액투석을 받으며 고생하던 김 목사는 이름 모를 기증자의 사랑으로 새 생명을 찾게 됐다.
사랑의 릴레이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김 목사의 아내인 홍보연(42) 목사가 바통을 이어받았다.
홍 목사는 15일 신장을 기증해 그의 신장은 2002년부터 혈액투석을 받아 온 정기언(37) 씨가 이식받았다.
정 씨가 아직 미혼이고 그의 부모가 팔순이 넘은 관계로 ‘바통’을 이어받을 사람이 없어 연쇄 장기기증은 일단 멈추게 됐다.
세 수술을 진행한 삼성서울병원 김성주 교수는 “홍 목사와 정 씨의 수술을 마지막으로 3팀의 릴레이 수술을 모두 마쳤으며 세 사람의 기증인과 세 사람의 이식인 모두 수술 경과가 매우 좋다”고 말했다.
사랑의 릴레이를 시작했던 김 씨는 “나로 인해 세 팀이나 수술을 받아 건강을 되찾았다니 기쁘다”며 “나의 작은 실천이 힘들고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기적처럼 퍼져 나가는 것이 놀랍다”고 기뻐했다.
운동본부 관계자는 “성경에 갈릴리 호숫가에서 소년이 빵 5개와 물고기 2마리를 내놓자 이것으로 군중 5000명이 모두 배불리 먹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한 명의 선행으로 시작된 이번 릴레이도 이와 마찬가지의 기적”이라고 말했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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