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인천 부평구 산곡2동 부마초등학교 정문 앞 화단에 세워진 남강 이승훈 선생 사도비(師道碑)의 한 대목이다. 교사들은 출퇴근길에 이 사도비를 보면 자연스레 옷깃을 여미게 된다.
남강 선생은 3·1운동 민족대표 33인 중 한 사람으로 1907년 오산학교를 세워 투철한 민족주의와 독립의지를 불어넣은 교육자. 1924년 동아일보 사장 시절에는 물산장려운동과 민립대학 설립운동에 나서기도 했다.
부마초교 관계자는 “최근 퇴임한 교장 선생님이 정성껏 아이들을 가르치도록 교사들을 훈계하는 뜻에서 2004년 이 사도비를 세웠다”며 “연간 학습계획과 업무계획을 세울 때도 이 구절을 항상 맨 위에 적는다”고 말했다.
사도비란 훌륭한 교사가 퇴직하거나 죽은 뒤 후학과 지역 주민이 그 뜻을 기려 세운 비석이다.
교육인적자원부는 스승의 날인 15일 전국에 흩어져 있는 사도비의 소재와 현황을 담은 ‘영원한 만남, 우리의 스승’이란 책자를 발간했다.
가을 소풍 때 산을 오르다 굴러 내려오던 돌덩이를 온몸으로 막아 제자들을 구하고 순직한 전북 성내초교 한상신 교사, 물에 빠진 열 살짜리 제자를 구하고 순직한 부산 구포초교 이춘길 교사, 일제의 한글 말살정책에도 굴하지 않고 한글을 가르치다 남해의 한 섬으로 유배된 우송 고광옥 선생, 일제강점기 민족정신을 일깨우다 교사로 강등되고 투옥까지 됐지만 장학금을 만들어 후학을 양성한 전북 산서초교 오진상 교장 등 스승 200여 명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스승의 은혜를 돌이켜 보자는 뜻에서 전국 사도비 현황을 모았다”며 “교사들이 옛 스승을 기리면서 올바른 스승상을 정립해 나갈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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