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부(주심 김능환 대법관)는 1989년 정실인사 철회, 실질임금 보장 등을 요구하며 파업을 했다가 업무방해 혐의로 체포돼 파면된 전 국민연금관리공단 노조 사무국장 유모(43) 씨가 민주화보상심의위원회를 상대로 "명예회복 신청을 받아들여 달라"고 낸 상고심에서 유 씨에게 패소 판결한 원심을 16일 확정했다.
대법원은 판결문에서 "유 씨의 파업행위는 기업 내의 노사 간 내부 분쟁에 불과할 뿐 권위주의적 통치에 직접 항거했거나, 국가권력이 사회 각 분야에서 발생한 민주화운동을 억압하는 과정에서 사용자 측에 항거한 행위라 할 수 없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이어 "국가권력과 관계없는 사용자 등의 폭력에 항거한 경우는 민주화운동으로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유 씨는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 등에 관한 법률'이 제정된 해인 2000년 10월 심의위에 명예회복을 신청했으나 2004년 3월 기각 결정이 나자 소송을 냈다.
유 씨는 "형식적으로는 공단 내부 문제를 이유로 파업했지만, 실질적으로는 노동운동을 탄압하는 군사독재정권에 맞서 항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원수기자 need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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