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18일까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상장사의 횡령사고 공시 건수는 22건으로 작년 한 해 횡령 관련 공시 건수(21건)를 웃돌았다.
올해 횡령사고에 따른 피해액은 1666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횡령 피해액(297억 원)의 5.6배 수준이었다.
또 올해 횡령사고 건당 금액은 지난해 37억 원의 약 2배인 76억 원에 이르렀다.
올해 횡령사고가 발생한 15개사 중 13개사는 코스닥 상장업체여서 코스닥 기업 임직원들의 윤리경영의식에 더욱 문제가 있음이 드러났다.
상장사 임직원들이 종전보다 공금을 더 자주, 더 많이 빼돌리는 셈이어서 회사 내부 통제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대규모 횡령사건이 발생한 상장사들은 자기자본의 상당액을 잃어 재무구조가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올 3월 코스닥 상장사인 N사의 전직 및 현직 대표이사와 임직원들이 55억6000만 원을 횡령했는데, 이는 회사 자기자본(50억4000만 원)보다 많은 규모다.
유가증권시장의 S사는 올 1월 경영진이 자기자본의 4분의 3이 넘는 270억 원을 횡령했다. 이어 B사(자기자본의 69.1% 횡령), H사(54.8%), Y사(52.3%), F사(51.6%) 등의 횡령금액도 자기자본의 절반 수준을 넘었다.
이런 대형 횡령사고로 자본이 잠식된 일부 회사는 증시에서 퇴출되거나 관리종목으로 지정됐다.
증권사 관계자는 “횡령이나 배임사건이 자주 발생하면 투자자들의 신뢰가 떨어져 증시 전반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홍수용 기자 leg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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