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 한 손으로 바닥을 짚어 온몸을 거꾸로 허공에 솟구친 비보이 댄스 팀이 등장하자 학생들은 단상으로 몰려들었고 교사들은 이들을 제지하느라 진땀을 흘렸다. 열기만으로는 인기 연예인들의 공연을 방불하게 했지만, 이날 ‘학교 폭력 예방’을 주제로 공연한 댄스팀은 12명의 의경으로 구성된 경기지방경찰청 소속 홍보단이었다.
3월에 출범한 경기경찰청 홍보단이 예상을 뛰어넘는 인기를 얻어 화제다. 비보이 댄서 3명, 밴드 5명, 연기 1명, 마술 1명, 음향 1명을 비롯해 최근에 보강한 재즈기타 1명 등으로 구성된 이들은 서울청 연극단과 부산청 홍보단에 이어 세 번째로 출범했다.
강점은 단막극과 댄스, 마술, 재즈음악, 비보이 댄스 등 다양한 장르를 선보인다는 것. 특히 비보이는 경기청 홍보단에만 있다.
당초 도내 각 경찰서와 기동대 등의 위문공연을 위해 꾸려졌지만, 입소문이 퍼지면서 외부로부터 공연요청이 잇따르고 있다. 4월에는 경찰조직 중심으로 8번의 공연을 했지만 5월에는 14건의 공연 일정을 소화해야한다. 절반은 파주노인복지회관, 여주이천광주 도자기엑스포 공연장, 성남장애인학교 등 외부초청행사다.
이미 6월까지 일정이 빼곡히 차 있다. 경기청은 이들의 공연을 위해 2000여만 원 상당의 음악장비를 마련하고, 홍보단 전용 25인승 차량도 운영하고 있다.
이재영 홍보담당관은 “공연 준비 등을 감안하면 일주일에 2회가 적당한데 ‘가정의 달’을 맞아 좀 무리를 하고 있다”며 “경찰의 대외적인 이미지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 연극반 출신의 김누리 경장이 공연기획을, 성악을 전공한 김대원 경사가 음악지도를 하고 있다. 홍보단원은 모두 일선 경찰서와 기동대 등에서 시위진압, 교통정리, 행정업무, 취사 등을 하다 수십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오디션을 거쳐 최종 선발됐다. 군 생활을 하며 억눌러야 했던 자신의 끼를 발산하게 된 이들의 공연에는 기(氣)가 펄펄 살아 있다.
대학동아리 비보이 팀 출신의 최재원(23) 상경은 “입대하며 좋아하던 춤을 접어야 해서 안타까웠는데 이런 기회가 주어져 살맛이 난다”며 “동료들과 더 좋은 공연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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