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사 기피 현상 줄어들 듯=2005학년도 수능에서 사회탐구 영역 응시생 가운데 국사를 선택한 비율은 46.88%였으나 2006학년도 31.29%, 2007학년도 21.96%로 크게 줄었다. 수능 등급제가 처음 시행되는 2008학년도에는 응시자 비율이 더욱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응시자 수가 적으면 좋은 등급을 받기가 상대적으로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최강학원 최강 원장은 “사회영역 선택과목 11개 가운데 국사 응시자 비율은 7위였다”며 “2010학년도부터 주요 대학이 국사 점수를 요구하면 인문계 수험생의 국사 응시율은 60% 이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얼마나 많은 대학이 국사 성적을 전형에 반영할지는 미지수다. 주요 대학은 수험생에게 국사 성적을 제출할 것만을 요구하기로 합의하고 반영 여부는 각각 결정하기로 했다. 많은 대학이 국사 성적을 반영하지 않을 경우 수험생은 사회탐구 4개 과목 가운데 다른 3개 과목을 고르는 데 더욱 신중해야 한다. 서울대 수험생은 국사 성적이 필수로 반영되기 때문에 국사에 신경을 쓴다. 이 경우 국사 성적을 반영하지 않는 대학의 수험생이 상대적으로 높은 등급을 받기 힘들어 국사를 제외한 다른 3개 과목에서 좋은 성적을 받아야 유리하다.
▽국사 지정 배경 및 반응=정부의 역사교육 강화가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교육인적자원부는 중국의 동북공정과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 등이 부각되자 사회교과에서 ‘역사’를 분리해 독립과목으로 바꾸기로 했다. 또 올해부터 고교 1학년 수업시간을 조정하여 국사를 1주일 2시간 수업에서 3시간 수업으로 늘리기도 했다.
이화여대 황규호 입학처장은 “국사 점수 제출 요구는 교육부의 역사교육 강화방안의 취지와도 맞닿아 있다”며 “한국사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국사를 필수 제출 과목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일선 고교에서 국사를 선택하는 학생이 늘고 사설 학원의 국사 강좌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응시생이 늘면 등급의 하한 점수도 낮아져 상위권 학생은 좋은 등급을 받을 가능성이 커진다.
하지만 국사는 암기해야 할 내용이 많아 수험생이 부담을 느끼는 과목이다. 이 때문에 공부 부담이 늘었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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