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에서 산행 체험학습을 마치고 귀가하던 중학생을 태운 관광버스가 낭떠러지로 추락해 학생 5명이 숨지고 30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25일 오후 2시 13분경 전남 구례군 광의면 방광리 수도암 입구 2차선 도로에서 전남 순천시 매산중 학생들을 태운 관광버스가 앞서 가던 버스를 추월한 뒤 도로 오른쪽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25m 낭떠러지로 추락했다.
순천소방서 산악구조대 서승호 구조대장은 “현장에 도착했을 때 차체 바깥에 4, 5명이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었고 나머지 학생들은 버스 안에서 뒤엉켜 신음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사고 버스에는 1학년 9반 학생 33명(남학생 21명, 여학생 12명)과 담임교사, 운전사 등 모두 35명이 타고 있었다.
사고가 난 곳은 S자형 커브길에 경사도가 20∼30도에 이르는 내리막길로, 가드레일을 들이받은 버스는 낭떠러지 아래로 떨어지면서 소나무와 몇 차례 충돌한 뒤 멈춰 섰다. 버스는 그 충격으로 크게 파손됐고 사고 현장에는 차량 의자와 신발 등이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
사고 버스에 타고 있던 김모(13) 군은 “함께 출발한 4대의 버스 가운데 두 번째 버스에 타고 있었는데 갑자기 앞서가던 버스를 추월한 뒤 도로를 벗어났다”며 “안전띠를 맨 친구들은 크게 다치지 않았는데 몇몇 친구는 차가 서너 바퀴 구르면서 밖으로 튕겨져 나갔다”고 말했다.
김모(13) 양은 “갑자기 속도가 빨라져 운전사에게 속도를 줄여 달라고 아우성을 쳤다”며 “깨진 창문을 통해 빠져나온 친구들이 안에 있는 친구들을 꺼내지 못해 발을 동동 굴러야 했다”며 울먹였다.
이 학교 1학년 10개 반 가운데 4개 반 학생 140명은 이날 오전 8시 반 학교를 출발해 노고단∼임걸령 구간에서 4시간여 동안 산행을 마친 뒤 귀가하던 중이었다.
◇사망자 명단
△김관석 △정직한 △허상구 △박수형 △신규호
구례=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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