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사에서는 시대상의 이해뿐 아니라 해당 유물에 대한 지식이 있어야 정답을 맞힐 수 있는 문제들이 까다로웠다. 응시자들은 유물 사진을 보여 준 뒤 올바른 석기·청동기 시대를 찾는 문제(1급 1번·8번, 2급 3번)라든가 비교적 잘 알려지지 않은 건축물 및 미술품의 사진을 보여 준 뒤 시대와 양식을 묻는 문제(1급 15번·18번, 2급 18번)를 어렵다고 꼽았다.
통일신라의 교육제도에 대한 ‘삼국사기’ 한문 원본을 제시하고 이에 대해 맞는 설명을 고르게 한 문제(1급 9번)는 일정 수준의 한문 실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풀기 어려운 문제였다.
중세와 근대사에서는 사상의 흐름, 조선 상업사에 대한 문제가 두드러졌다. 이황의 ‘성학십도’ 그림을 보여 준 뒤 이에 대한 설명을 고르게 한다든지(2급 27번), 조선 후기 보부상들이 설립한 ‘혜상공국’에 대한 이해를 요구하는(1급 33번) 문제 등이다.
현대사에서는 남한 단독정부 수립 과정(1급 42·46번, 2급 35·43번)과 독립운동 노선 및 남북한의 통일 노력(1급 34·42·45번, 2급 35·37·43·48번)이 비중 있게 다뤄졌다.
주관식은 현안에 대한 응시자의 사고를 요구하는 문제가 많았다. 조선시대 사료를 이용해 동북공정을 반박하는 견해를 500자로 논술하라는 서술형 문제(1급 50번)가 대표적인 경우. 서술형 문제는 7문제가 나왔는데 서술에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했다. 주관식을 풀다가 썼다 지우기를 반복해 답안지를 교체한 응시생도 있었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1·2급 시험은 객관식부터 차례로 푸는 게 효율적이다.
뒤에 나오는 문제에서 힌트가 나오는 경우도 있었다. 조선 후기 화폐 품귀 현상을 다룬 1급의 16번과 49번은 서로 연관시키면 비교적 쉽게 풀리는 문제였다. 박표관 건국대 사대부중 국사 교사는 “문화, 정치, 경제를 다 연결해야 답할 수 있는 상당한 수준의 문제가 많았다. 일반인에게는 난도가 높은 듯하다”고 말했다.
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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