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대상자인 권 씨는 대학을 휴학하고 대구에서 입시학원 수학 강사로 일하던 작년 3월 취업박람회장에서 만난 I사 대표 정 씨에게 “산업기능요원으로 근무하는 것처럼 이름만 올려 달라”고 부탁한 뒤 세 차례에 걸쳐 3900만 원을 건넨 혐의다. 권 씨는 이 돈을 학원에서 받은 스카우트비 1억 원 중에서 사용했다. 이후 권 씨는 I사에는 전혀 출근하지 않고 학원에서 계속 강의를 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 관계자는 “권 씨는 아버지가 암 투병 중이어서 생계를 책임져야 한다는 사정이 있지만 현역 입대자 상당수는 그런 사정에도 불구하고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있다”며 구속영장 청구 배경을 설명했다.
검찰은 또 위장 편입 혐의가 드러난 인기 남성그룹 출신 솔로 가수 K(27) 씨와 L(28) 씨, 가수 K(28) 씨 등 3명에 대해 병무청에 편입 취소를 통보하기로 했다.
검찰은 남성그룹 출신 가수 L(30) 씨와 C(29) 씨, 최근 소환조사를 받은 힙합가수 J(29) 씨의 편입 과정과 근무 실태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다.
검찰은 또 부실근무 혐의가 포착된 가수 싸이(본명 박재상·30)의 작은아버지 박모(52) 씨가 경영하는 온라인 교육 사업체 Y사와 싸이의 소속사 PSY엔터테인먼트를 어제 오후 압수수색했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압수수색한 자료와 계좌추적을 통해 싸이의 부실근무 대가로 Y사, 싸이가 근무했던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F사, PSY엔터테인먼트 간에 금품 거래가 있었는지 살펴보고 있다”며 “싸이는 지방 공연을 이유로 이번 주 출석이 어렵다는 뜻을 전해 와 다음 주 초 소환조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정혜진 기자 hyejin@donga.com
▼IT학과 비전공자는 관련업체 병역특례 불허
내년부터… 연예인등 분기마다 복무실태 조사▼
내년부터 대학에서 정보기술(IT) 관련 학과를 전공하지 않은 사람은 IT 업체의 산업기능요원이 될 수 없다.
또 산업기능요원으로 편입된 연예인과 스포츠 스타, 사회지도층 인사의 아들 등은 분기당 1회 이상 복무실태 조사를 받는다.
병무청은 최근 검찰의 병역특례 비리 의혹 수사와 관련해 31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산업기능요원 복무관리 강화 대책을 발표했다.
IT 업체의 산업기능요원은 지금까지 보충역의 경우 특별한 기술자격이 없어도 가능했으나 앞으로는 관련 학과 전공자로 제한된다. 현역도 종전엔 기술자격증만 있으면 산업기능요원이 될 수 있었으나 앞으로는 관련 학과를 전공한 사람으로 편입 자격이 엄격해진다.
이는 IT 업종과 무관한 비전공자가 관련 업체에 산업기능요원으로 들어가 고시공부를 하고, 업체에서는 이런 약점을 이용해 임금을 착취한 사례 등이 검찰 수사에서 드러난 데 따른 것이다. 특히 연예인과 스포츠스타, 사회지도층 인사의 아들 등은 해당 분야 근무능력과 실제 복무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분기당 1회 이상 집중 점검키로 했다.
황유성 국방전문기자 ys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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