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사태 주역들 '엇갈린 명암'

  • 입력 2007년 6월 3일 15시 30분



촬영: 김동주 기자

제 3공화국 초기, 한일 국교정상화 반대 시위로 계엄령 정국을 야기했던 '6.3 사태' 주역들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당시 20대 초반의 열혈 대학생으로 출범 초기의 박정희 군사정권을 위기로 몰아넣었던 '6.3세대'는 이제 머리에 하얗게 서리가 내린 60대 전후의 노,장년이 됐다.

이들은 정계를 포함해 사회 각계의 중추세력으로 부상했을 뿐 아니라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

6.3세대 정치인으로는 올 연말 대선을 앞두고 한나라당과 범여권의 유력후보로 거론되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손학규 전 경기지사를 꼽을 수 있다.

애초 한나라당이란 '한배'를 탔지만 손 전 지사가 탈당하면서 이제는 대선에서 한판 승부를 펼칠 지 모르는 사이가 됐다.

6.3 동지회 회장을 맡고 있는 한나라당 이재오 최고위원은 이 전 시장 캠프의 '막후 좌장' 역할을 하고 있고 안택수 의원도 최근 이 전 시장의 경선대책위 부위원장 겸 대구지역 선대위원장으로 임명됐다.

특히 6.3 동지회는 최근 16개 시도 지부를 결성하고 10만 명에 이르는 회원을 모으는 등 전국 조직으로 확대, 이 전 시장에 대한 '후방 지원'에 나선 것으로 알려져 이번 대선에서 상당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전 시장의 최대 라이벌인 박근혜 전 대표의 캠프에도 적지 않은 6.3 주역들이 몸 담고 있다. 캠프 고문을 맡고 있는 서청원 전 한나라당 대표와 캠프 공동 선대위원장을 맡을 것으로 알려진 홍사덕 전 의원이 대표적이다.

이밖에 양 캠프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는 김덕룡 의원을 비롯해 이른바 '중립지대'에 있는 정형근 최고위원, 안상수 의원 등도 6.3 세대의 일원이다.

범여권에서는 열린우리당 김근태, 문희상 전 의장과 정대철 고문 등이 '6.3 동지'로, 대선주자 또는 범여권 통합 논의의 주도적 역할을 하며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학계에서는 현승일 전 국민대 총장과 정정길 울산대 총장, 재계에서는 천신일 세중여행 회장과 구자신 쿠쿠그룹 회장 , 문학계에서는 시인 김지하씨 등이 6.3세대로 분류된다.

그러나 6.3 세대의 대표주자 가운데 한명이자 경제관료로 이름을 날렸던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부인의 투기의혹으로 지난 2005년 불명예 퇴진했고, '민주투사' 출신의 이부영 전 의원은 최근 다단계 판매회사인 제이유 그룹으로부터 로비명복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는 등 곤욕을 치르고 있다.

6.3 동지회 관계자는 "6.3 학생운동의 주역들은 3선개헌 반대, 유신헌법 철폐, 5.18과 6.10항쟁 등 민주화투쟁의 중심에 있었다"면서 "특히 올해 대선을 앞두고 6.3 세대의 부상이 뚜렷하지만 일부 불행한 일을 겪는 동지들이 있다는 것은 안타깝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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