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 AFP통신 등 주요 외신은 4일 ‘평창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현지 실사에서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와 러시아 소치를 제치고 가장 높은 평점을 얻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IOC가 이날 인터넷 홈페이지(www.olympic.org)에 공개한 85쪽 분량의 보고서에는 총평과 함께 경기장, 수송, 숙박, 재정, 기후, 보안 등 17개 항목에 대한 평가가 담겨 있다.
평창은 특별한 지적 없이 대부분의 항목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아시아의 동계스포츠 확산과 한반도 평화에 대한 기여, 경기장 시설에선 ‘탁월하다(excellent)’는 문구가 사용됐다. 세밀한 계획들이 유치 계획서에 담겨 있고 실사 기간 매우 우수한 프레젠테이션과 정보가 제공됐으며 정부의 대회 보증과 성공적 개최 의지는 ‘매우 수준이 높다(generally of a high quality)’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경험 부족에 따른 동계올림픽 운영 능력에 대한 의문 제기가 옥에 티였다.
김진선(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위원회 집행위원장) 강원도지사는 “IOC의 평가 결과에 만족한다. 다른 도시에 비해 우수한 평가를 받았지만 계속 보완하고, 발전시켜 최고의 올림픽이 되도록 만전을 기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소치는 러시아 정부의 강력한 지원 아래 15억2000만 달러의 투자 계획을 밝혀 평창(12억6000만 달러)을 제치고 3개 도시 중 최고액을 기록했지만 경기장 시설은 ‘훌륭하다(very good)’에 머물렀다. 경기장 11개를 신설해야 돼 공사 기간을 맞출 수 있을지 의문인 것이 최대 약점으로 부각됐다.
소치가 이날 잘츠부르크로부터 IOC 윤리위원회에 제소를 당한 것도 변수. 잘츠부르크 유치위는 노르웨이 출신 페테르 로닝겐 소치 유치위 전 자문위원이 잘츠부르크를 공개 비난했다는 항의 서한을 IOC에 제출한 것으로 이날 확인됐다. 1994년 릴레함메르 동계올림픽 집행위원장을 맡았던 로닝겐 씨는 최근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잘츠부르크를 비난했다. IOC가 상대 도시를 비방하지 못하게 한 규정에 따라 소치에 경고를 할 경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 주민의 대회 개최 열망에서도 평창은 경쟁 도시를 압도했다. 평창은 IOC가 조사한 지지율에서 91%로 가장 높았다. 소치는 79%였으며 잘츠부르크는 42%로 반대(45%)가 더 많았다.
그러나 IOC 보고서가 유치 성공과 직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게 외신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AP통신은 평창이 2010년 유치 때 실사에선 호평을 받았지만 캐나다 밴쿠버에 개최권을 내줬다고 썼다.
2014년 동계올림픽 개최 도시는 7월 5일 오전 8시(한국 시간) 과테말라시티에서 열리는 제119차 IOC 총회에서 결정된다.
장환수 기자 zangpabo@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