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의 제시문을 읽고 논제에 답하시오.
[논제 1] 제시문 (가)를 400자 내외로 요약하시오. (400자±50)
[논제 2] 제시문 (나)의 논지를 밝히고, 이것을 참고하여 제시문 (다)를 해설하시오. (600±50)
[논제 3] (라)의 표에 나타난 우리나라 경제 성장과 출국자 수 변화의 특징을 설명하시오. 그리고 제시문을 활용하여 출국자와 외국어 수강생 수의 변화를 ‘언어의 다양성과 갈등’이라는 측면과 연결시켜 설명해 보시오. (600±50)
■학생글
이지희·김해여자고등학교 2학년
<논제 1>
①제시문 (가)는 ②‘언어의 공통성’과 ‘인종의 단일성’, ‘민족적 단일성’의 관계에 대해 서술하고 있다. ③첫 번째는 ‘인종의 단일성’과 ‘언어의 공통성’의 관계로 ④이들의 관계는 ⓐ아무런 필연적 관계가 없으며, ⓑ양자에 있어 서로에 대한 추리는 불가능하고 ⓒ이들은 각기 고유한 가치를 지닌 존재다. 그 다음이 더 중요하다고 표현되는 ‘민족적 단일성’과의 관계이다. ⑤‘민족적 단일성’은 유일하게 본질적이라는 것과 사회적 유대에 의해 구성되는 것으로 복합적 관계에 근거를 둔다. ‘언어의 공통성’과는 쌍방으로 영향을 주는 관계다. ⑥즉, 사회적 유대는 언어의 공통성을 만들고자 하며, 이 언어의 공통성은 어느 정도 민족의 단일성을 구성한다.
⑦제시문 (가)는 이를 ⑧과거의 민족성에 대한 해석을 예로 들어 설명하며 ⑨민족적 단일성의 문제는 언어를 조사함으로써 시작된다 하며 언어의 증언을 우위에 두고 있다.
<논제 2>
①제시문 (나)는 언어란 각 문화를 대표하는 것으로 그 속에 민족의 얼과 정서를 담고 있는 것으로 보고 이를 통합한다는 것은 다양한 문화유산과 감성을 사라지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본다. 또한, ②문화적 충돌은 언어의 다양성으로 생기는 것이 아니라 ③상대방을 대하는 기본적 윤리관에 근거하는 경우가 많음을 주장하며 인간의 언어통합에 대한 염원을 비판하고 있다.
제시문 (다)는 동남아에서 시집온 여인들의 모습을 ④중점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이 여인들은 ⑤바람이 은행나뭇잎을 흔들어 말이 잘 통하지 않아도 ⑥남편의 의미를 수용했기 때문에 곧잘 남편을 따라하며 ⑦언어가 통하지 않음으로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 즉, ⑧민족 간의 충돌은 언어 그 자체가 통하지 않음에 있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을 대하는 태도에 있기 때문에 별다른 문제가 일어나지 않은 것이다. 또한, ⑨아기들이 울자 여인들이 다 아기에게 젖을 물리는 광경을 은행나뭇잎이 노랗게 물들었다고 표현하며 공간 속에 유대감이 형성되었음을 보여준다. 이는 꼭 언어를 통해서만이 대화의 장애를 없애는 것이 아님을 보여주며, 언어 말고도 ⑩다른 것을 통해서도 하나가 될 수 있고 ⑪대화의 장애도 없앨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논제 3>
①(라)표를 보면 1980년대 중반의 우리나라 국민총생산이 현대에 들어 약 43배 정도 증가했음을 알 수 있으며, 이에 따라 출국자 수도 약 20배 정도 증가했음을 알 수 있다. 즉, 경제 수준이 ②향상하면서 사람들의 출국이 늘었고, 사람들의 관심이 국내에서 국외로 향하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③이는 이러한 국제이동 말고도 국내에서도 나타나는데, 바로 (라)표의 사설학원 외국어 수강생의 증가이다. 외국어 수강생도 과거에 비해 약 13배 정도 늘었는데, 이는 ④언어가 다양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종의 갈등현상으로 볼 수 있다. ⑤나의 모국어와 달라서 그 언어를 배우고 문화를 익혀야 하는 이중적 현상이다.
주로 ⑥사회, 정치, 경제적으로 세계의 추세가 쏠리는 나라의 언어를 배우려는 사람이 많은데 이는 ⑦문화가 그곳의 모든 것을 함축적으로 담고 있기 때문에, 또 당장 그곳에서의 대화의 벽을 깨기 위함이다. ⑧세계의 추세가 아니라도 자신의 기호에 의해 어떤 나라의 문화를 접해 보고 싶으나 대화가 통하지 않는다든지 정서를 이해할 수 없어 배우는 일도 있다. ⑨이렇게 사회적 추세가 좇는 언어로 귀속되려는 인간의 심리와 자신이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의 대화의 벽을 깨고 편리해지고자 하는 심리는 일종의 언어 통합을 향한 인류 염원의 표출로 볼 수 있다.
■첨삭지도
발췌한 흔적이 많다. 핵심어를 활용하는 것과 발췌하는 것을 구별할 수 있어야 한다. 제시문 이해도는 양호한 편인데, 이해한 바를 표현하는 능력이 부족하다. 문장 구조가 복잡하고 길다. 간명하게 쓰는 습관을 들이길 바란다. 또한 논리의 흐름을 놓쳐서는 안 된다. 예를 들어 언어와 민족 간의 갈등이 주된 논제인데, 대화 장애, 민족, 인간의 심리 등을 갈등과 연결하지 않은 채 단순히 언급하는 것은 좋지 않다. 그러나 논지를 명확히 밝혀 주거나 통계분석에서 수치를 활용하고, 시 해석에서 구체적인 시어를 활용한 점은 칭찬할 만하다.
<논제 1> ①불필요한 표현이다. 특정 제시문을 요약하는 것이 독립된 논제일 때는 ①과 같은 표현은 필요 없다. ②간명하게 표현하는 것이 좋다. 따라서 ‘언어와 인종 및 민족과의 관계’로 표현하는 것이 좋다. ③과 ④는 묶어서 표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인종과 언어는 아무런 필연적 관계가 없으며’로 수정. 또한 ‘이들의 관계’는 ‘∼ 관계가 없으며’와 같은 표현은 좋지 않다. ‘이들은∼관계가 없으며’가 바른 표현이다. ⓐ, ⓑ, ⓒ는 비슷한 내용이다. 따라서 ⓑ는 생략하는 것이 좋다. ⑤는 의미 전달이 불명확하다. 그뿐만 아니라 요약은 논지를 염두에 두고 해야 하므로 민족적 단일성을 직접 언어의 공통성과 연결하여 설명을 하는 것이 좋다. ⑥발췌에 해당한다. 논술에서 가장 피해야 될 사항 중 하나다. ⑦필요 없는 표현이다(①과 같은 취지). ⑧해설식의 표현은 요약에서는 좋지 않다. ⑨역시 발췌다. 핵심어를 자신의 문장으로 다시 작성해야 한다.
<논제 2> ①잘 쓴 부분이다. 논지를 밝힐 때는 이와 같이 분명하게 밝혀 주어야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②‘민족 간의 충돌’이다. 제시문을 정확히 독해할 필요가 있다. ③발췌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 문장은 ‘민족 간 충돌은 언어의 다양성보다는 기본적 윤리관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고 주장함으로써’로 바꾸는 것이 좋다. ④중점적으로 묘사되는 내용을 직접 언급해야 한다. 일반화된 표현은 가급적 자제하는 것이 좋다. ⑤의미가 불명확하다. 또한 ⑤와 ⑥이 논리적으로 연결이 잘 안 된다. ⑥의 표현도 의미가 불명확하다. ⑦부적절한 표현이다. 따라서 이 전체 문장은 ‘비록 말이 통하지 않지만 남편의 행동을 따라함으로써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로 수정하는 것이 좋다. ⑧표현은 어색하지만 좋은 내용이다. 시는 이와 같이 논점과 관련하여 의미를 분석해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⑨시어를 활용하면서 논점을 분석하는 방식을 선택했는데 좋은 태도다. ⑩구체적으로 지정하는 것이 좋다(④와 같은 취지). ⑪대화의 장애가 가져올 문제점을 분석하는 것이 논점이다. 따라서 ‘대화의 장애에서 비롯될 수 있는 민족 간 갈등을 방지할 수도 있음’으로 수정하는 것이 좋다.
<논제 3> ①구체적인 수치를 활용하여 통계를 분석하는 자세는 칭찬할 만하다. 그러나 ‘현대’라는 표현은 구체적인 연도로 바꾸는 것이 좋다. 따라서 ‘1985년부터 20년간 우리나라의 국민총생산이 43배 정도 성장했음을 알 수 있으며’로 수정하는 것이 좋다. ‘약’이라는 표현과 ‘정도’라는 표현은 중복된다. 하나만 쓰면 된다. ②‘향상되면서’가 맞는 표현이다. ③안내문 역할을 하는 이와 같은 표현은 좋지 않다. 표 분석을 직접 논점과 연결시켜 분석하는 것이 좋다. ④앞의 문장과 논리적 흐름이 어색하다. 외국어를 배우는 것을 갈등현상으로 직접 연결하는 것은 어색하다. ⑤이중적 현상이 지칭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드러나지 않고, 그 결과 문장 전체가 의미하는 것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 ⑥문장이 너무 길다. 또한 ‘세계의 추세가 쏠리는’의 표현은 부정확하다. 따라서 ‘세계에서 정치, 사회, 경제적으로 주도권을 갖고 있는 나라의 언어를 배우려는 사람이 많다. 왜냐하면’으로 수정하는 것이 좋다. ⑦‘문화와 언어’의 연결고리가 없다. ⑧‘세계적인 추세’가 맞는 표현이다. ⑨‘사회적 추세가 좇는 언어’라는 표현은 무슨 의미인지 불명확하다. 또한 ‘외국어를 배우는 문제’와 ‘언어의 통합 문제’를 혼동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논제에서는 ‘언어의 다양성과 갈등’이라는 측면에서 분석하라고 하였는데, 갈등과의 연결이 부족하고, ‘심리와 염원’의 측면으로 결론짓고 있는데 어색하다. 논제의 요구사항에 충실해야 한다.
논제 분석
2007년 4월 7일에 발표된 고려대의 신유형 논술을 염두에 두고 출제했다.
<논제 1> 요약 문제다. 분량에 유의해야 한다. 요약할 때 주의할 것은 주제어를 뽑아 이를 많이 포함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단 제시문의 문장을 그대로 인용해서는 안 된다. 제시문의 핵심 단어를 활용해 자신만의 문장을 만들 수 있어야 한다.
<논제 2> 핵심적인 요구사항은 두 개다. 우선 (나)의 논지를 밝혀야 하고, 다음으로 (다)를 해설해야 한다. 단, (나)의 논지를 참고하여 (다)를 해설해야 함을 유의해야 한다. 따라서 제시문 (나)의 요지를 정확하게 파악해 간결하게 제시하고, (다) 시의 해설이 전체 답안의 3분의 2 이상이 될 정도로 자세히 해야 한다. 또한 (다) 시의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고 구체적 시어를 인용하며 해설하는 것도 중요하다.
<논제 3> 통계자료 해석과 관련된 논제다. 자료 해석은 다양한 방향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에 주의를 요한다. 요구사항은 크게 두 개다. ①우리나라 경제 성장과 출국자 수 변화의 특징을 설명해야 하고, ②출국자 수와 외국어 수강생의 변화를 ‘언어의 다양성과 갈등’이라는 측면과 연결시켜 설명해야 한다. 단, 주의할 것은 통계 수치를 구체적으로 활용할수록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이다.
제시문 분석
(가) 페르디낭 드 소쉬르(1857∼1913·스위스)의 ‘일반 언어학 강의’에서 발췌했다. 이 제시문은 언어와 관련된 것으로 보이는 두 개념과 언어의 연관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첫째는 언어와 인종의 연관성에 관한 것이고, 둘째는 언어와 민족성에 관한 것이다. 그런데 저자는 혈족 관계와 언어 공통성은 그 어떤 필연적 관계도 없는 것처럼 보인다고 한다. 반면 민족적 단일성은 항상 언어 공통성을 설명하기에 충분하다고 주장한다. 즉 서로 다른 민족은 언어적 특성이 다름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나) 최영주의 ‘세계의 교양을 읽는다’에서 발췌했다. 저자는 하나의 언어를 사용하는 것보다 다양한 언어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함을 주장하고 있다. 언어는 자유를 생산하는 공간이므로 인간은 언어들의 혼합을 통해 새로운 사고를 창조하고 다양한 문화, 생각을 만들어 나간다는 이유에서다. 민족 간의 충돌은 언어 그 자체에서 연유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을 대하는 기본적 윤리관에서 연유한다는 것이다.
(다) 하종오(1954년 출생, 1975년 ‘현대문학’으로 등단) 씨의 ‘아시아계 한국인들’이라는 시다. 동남아에서 시집온 여인들은 사회자가 하는 말을 잘 알아듣지 못한다. 그러나 남편의 행동을 보고 따라 하면서 무리 없이 각종 상황에 잘 대처하고 있다. 군청에서 ‘위로 잔치’를 열어 주었다는 시어를 통해 언어의 차이에서 오는 문제를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이는 끝부분에서 남편이 아내의 ‘젖가슴을 가려 주고’, ‘은행잎이 노랗게 물들고’, ‘군청 마당이 조용해졌다’라는 시어를 통해 서로 다른 민족이 원만하게 화합하고 있음을 드러내 준다.
(라) 표 분석은 구체적 수치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논제 분석 부분 참조)
※표 분석(근사치) -연도별 증가율 변화 추이(1985∼90년, 1990∼95년, 1995∼2000년, 2000∼05년, 통계청 자료를 출제 의도에 맞춰 부분 편집했다.)
1. 국민총생산 변화: 8.4배 → 1.8배 → 1.7배 → 1.6배(20년간: 43배)
2. 출국자 수 변화: 3.3배 → 2.4배 → 1.4배 → 1.8배(20년간: 21배)
3. 사설학원 외국어 수강생 수 변화: 2.7배 → 1.5배 → 2.3배 → 1.5배(20년간: 13배)
이갑식 학림논술연구소 중계팀장
■다음 주 논제
이기와 편견의 자물쇠
독단과 맹목적 미신
닫힌 마음을 열려면…
아래 제시문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논제 1] 제시문 (가)에서 제기하는 문제는 무엇이며, 이 문제에 대해 제시문 (나)와 제시문 (다)는 각각 어떠한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는지 비교하시오. (500자 내외)
[논제 2] 제시문 (라)의 논지를 밝히고, 이것을 참조하여 제시문 (가)가 의미하는 바를 해석하시오. (400자 내외)
[논제 3] 서로 다른 바람직한 사회운영원리를 제시한 제시문 (나)와 제시문 (다) 가운데 어떤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지 제시문 (라)를 참조하여 자신의 견해를 논술하시오. (700자 내외)
(가) 장주가 조릉의 숲속을 노닐다가 이상한 한 마리의 까치를 보았다. 남쪽에서 날아온 것인데 날개의 너비가 일곱 자이고 눈의 직경이 한 치나 되는데, 장자의 이마를 스치고서 밤나무 숲 속으로 날아가 앉았다.
장주가 말하였다.
“이것은 무슨 새일까? 날개는 큰데 멀리 날지 못하고 눈이 크면서도 잘 보지 못한다.”
바지를 걷어 올리고 잽싼 걸음으로 다가가 탄궁을 손에 들고서 그놈을 노려보고 있었다. 이때 보니 한 마리의 매미가 시원한 나무 그늘에 앉아서 자기 몸조차도 잊고 있었다. 그리고 한 마리의 사마귀가 나뭇잎에 자신을 숨기고서 그 매미를 잡으려 하고 있는데, 잡으려는 생각에 자기 몸을 잊고 있었다. 그리고 이상한 까치는 이놈을 보고서 잡으려는 생각에 그 자신을 잊고 있었다.
장자가 두려워하면서 말하였다. “아아, 물건이란 본시 서로 해를 끼치며 이해를 서로에게 미치도록 하는 것이구나!” [장주, ‘장자’, 20편 산목]
(나) 경쟁사회에서 빈곤한 사람들에게 열려 있는 기회들은 부유한 사람들에게 개방된 기회들보다 훨씬 더 제약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쟁사회의 가난한 사람들이 이와는 다른 유형의 사회에서 더 큰 물질적 안락함을 누리는 사람보다 훨씬 더 자유롭다는 사실이 변하지는 않는다. 경쟁하에서는 가난하게 출발한 어떤 사람이 큰 부에 이르게 될 가능성은 유산을 가지고 있는 사람보다 훨씬 더 작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경쟁 시스템은 아무도 누군가가 큰 부를 이루려는 시도를 금지할 수 없는 유일한 시스템이다.
영국의 미숙련 노동자가 모든 진정한 의미에서 형편없는 임금을 받지만, 자신의 삶의 틀을 형성하는 데 있어 독일의 무수한 소규모 기업가, 혹은 더 좋은 보수를 받는 엔지니어, 혹은 러시아의 매니저보다 더 많은 자유를 누리고 있다. 이런 명백한 사실을 간과하게 된 것은 단지 우리가 부자유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잊어버렸기 때문이다. 자신의 직업이나 살 곳을 바꾸는 문제, 어떤 견해를 고백하는 문제, 자신의 여가를 특정한 방식으로 쓰는 문제, 비록 때로는 자신의 성향을 따르기 위해 비싼 대가를 지불해야 할지라도, 혹은 많은 이에게 너무나 높은 대가라고 비칠지라도 현재 우리가 이런 문제에 대해 자유롭게 결정할 때 절대적 장애물들은 없으며, 상관이 그를 강압적으로 배정된 과업과 환경에 묶이도록 하는 그런 종류의 신체적 안전과 자유에 대한 위험은 없다. [하이에크, ‘노예의 길’]
(다) 경쟁사회를 지탱하는 기본적인 감정은 두려움이라고 나는 생각합니다. 암묵 속에 존재하는 두려움입니다. 열심히 쉬지 않고 일하지 않으면 가난뱅이가 될지 모른다. 집 없이 떠도는 신세가 될지도 모른다고 하는 공포, 혹은 ‘병에라도 걸리면 병원에 가야 하는데 그 병원비를 지불하지 못하면 어떻게 할 것이냐’라는 공포입니다. 그러므로 사고방식을 바꾸고 싶다가도 결국에는 어떻게든 일을 계속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하는 개인적인 선택 쪽으로 기울어집니다.
그런 공포가 있다는 것은 사회의 안전구조가 약하기 때문입니다. 경쟁사회란 기본적으로 그런 구조입니다. 즐겁기 때문에 이 일을 한다 혹은 계속한다고 하기보다, 목이 잘리면 나는 어떻게 되나, 직장에서 잘리면 가족은 어떻게 되나, 아이들은 어떻게 되나 하는 공포가 경쟁사회의 원동력입니다. 공포가 사회를 움직이고 있습니다.
공생사회라든가 상부상조의 사회를 실현하고, 그 어떤 이도 빠짐없이 서로 뒤를 돌보아주는 그런 진정한 의미의 안전이 보장된 사회라고 한다면, 그 두려움은 크게 줄어들 것이 틀림없습니다. <중략>
제로성장을 환영한다는 것은 소극적인 정책이 아닙니다. 배를 예로 들어 말하면 엔진을 끄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라는 겁니다. 그게 아니라 경제성장보다도 훨씬 재미있는 프로젝트를 적극적으로 추구해 간다는 뜻입니다. 물질적 풍요가 아니라 참다운 의미를 추구하는 사회, 그리고 정의에 바탕을 둔 사회를 어떻게 만들 것이냐는 겁니다.
[더글러스 러미스, ‘경제성장이 안 되면 우리는 풍요롭지 못할 것인가’]
(라) 민주적 도덕 공동체가 형성되기 위해서는 구성원 각자가 불신과 편견, 이기와 독단 등에서 벗어나 상대방을 이해하고 존중하며 격려하고 협동할 수 있는 열린 마음을 지녀야 한다. 흔히 상대방에 대한 어느 한쪽의 불신은 다른 쪽의 불신을 낳게 마련이고, 또한 다른 쪽이 부패하는 원인이 된다. 이러한 악순환이 제거되어 좀 더 신뢰적이며 정직한 관계를 이루는 일은 서로가 마음의 문을 열고 노력하지 않고서는 결코 불가능하다.
열린 마음을 가진다는 것은 나를 공동체에 소속시키는 것이며, 또한 공동체를 내 속에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러나 분별없이 받아들여 진리도 없고 허위도 없으며, 선한 것도 없고 악한 것도 없으며, 아름다운 것도 없고 추한 것도 없는 모든 것을 담을 수 있는 마음은 진지한 삶을 사는 인간의 마음이 아니다. 열린 마음은 분별을 위한 마음이고, 풍요한 삶을 위한 마음이며, 성장하려는 마음이다. <중략>
그러나 인간의 마음은 쉽게 열리지 않는다. 이기와 편견의 자물쇠, 독단과 맹목적 미신의 자물쇠가 굳게 잠겨 있을 때, 마음의 문은 좀처럼 열리지 않는다. 그렇지만 우리에게는 진리를 탐색하는 ‘이성’이 있고, 선을 추구하는 ‘의지’가 있으며, 아름답고 고귀한 것을 부러워하는 ‘감정’이 있다. 이러한 잠재력은 우리의 닫힌 마음을 충분히 열어 줄 수 있다.
열린 마음의 목적은 공동체 속에서 이웃 및 동족과 더불어 생활하는 나 자신의 삶을 더욱 가치 있게 하려는 데 있다. 즉, 그것은 나의 삶뿐만 아니라, 모두의 삶을 위한 것이다. [고등학교, ‘윤리와 사상’]
김현진 학림논술연구소 고 1·2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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