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동서남북/사퇴했다가 다시 돌아온 충남대 총장

  • 입력 2007년 6월 7일 07시 59분


‘충남대 부흥’을 이룩한 인물로 평가받다 지난해 4월 타계한 서명원(8, 9대 총장·전 교육부 장관) 전 총장의 흉상 제막식이 열린 지난달 22일 오전 11시 반 충남대 대학본부 앞 잔디광장.

변평섭 총동창회장과 이광진 전 총장을 비롯해 대학 관계자, 유족 등이 모인 가운데 열린 이날 제막식에는 현 양현수 총장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정책연구비 비리 의혹이 불거져 학내외가 시끄러워지자 스스로 물러나겠다며 사표를 낸 시점이기 때문이다.

그러던 그가 다시 짐을 싸들고 2일 학교에 나타났다. 그는 업무에 자진 복귀하자마자 총장 업무를 대행하던 교무처장을 전격 경질하고 5일에는 신임 교무처장과 정책홍보실장까지 마음대로 임명했다. 그리고 또다시 신임 교무처장에게 업무를 위임한 뒤 병가와 휴가를 내고 어디론가 훌쩍 가 버렸다. 학교는 다시 혼란의 수렁에 빠졌다.

중부권의 ‘일류’를 추구해 온 충남대는 양 총장 취임 이후 각종 내홍으로 시달렸다. 특정 정치성향 단체에서의 활동, 종교적 오해를 부를 수도 있는 정심화국제회관의 명칭 변경 추진, 호화 관저, 한의대학원 설립 포기 등. 대부분 양 총장 개인에게서 비롯된 문제다.

그러던 양 총장이 사퇴하게 된 것은 취임 이후 집행된 수억 원의 정책연구비가 측근 교수들에게 집중 배분됐다는 의혹이 13개 소속 대학장에게서 제기됐기 때문. 비리 의혹은 검찰의 수사선상에까지 올랐다.

국립대 총장이 대학장들의 요구로 물러난 것도 초유의 일이지만 자택이 검찰의 압수수색 대상이 된 것도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 총장은 자숙하기는커녕 인사권을 남발하는 등 돌발적인 행동으로 학내 구성원의 반발을 계속 사고 있다.

‘조용한 해결’을 원했던 교수협의회 등 각 단체도 마침내 잇따라 성명을 내며 양 총장을 질타하고 있다.

‘충남대 발전의 영웅’으로 추앙받고 있는 고 서명원 전 총장은 이러한 사태에 어떤 표정을 지을까.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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