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 옆 전봇대 밑과 골목 곳곳에 쌓인 쓰레기봉투에서 악취가 진동했다. 일부 쓰레기봉투에서는 음식물 쓰레기 침출수가 흘러 파리가 들끓었고 주민들은 코를 막고 이곳을 지나다닐 정도였다.
남구청(구청장 김두겸)이 한 달간의 예고기간을 거쳐 1일부터 불법 투기된 쓰레기를 수거하지 않기로 한 지 6일째가 되면서 남구 주택가 곳곳에서 이 같은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미수거 대상 쓰레기봉투는 음식물 쓰레기가 일반 쓰레기봉투에 뒤섞여 있거나 분리배출 대상 쓰레기가 일반 쓰레기와 함께 버려진 것 등이다.
남구청은 불법 투기된 쓰레기봉투에는 ‘이 쓰레기는 불법 투기된 것으로 수거하지 않습니다’라는 내용의 스티커를 부착한 뒤 수거하지 않고 있다. 구청 측은 주민들이 불법으로 쓰레기를 버리지 않겠다는 확약서를 동사무소에 제출하면 기존의 불법 투기된 쓰레기를 수거하고 이 같은 약속을 하지 않을 경우 계속 수거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남구청 관계자는 “쓰레기 불법 투기에 대한 경각심을 주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극약처방을 단행했다”며 “악취 등 당장 주민들에게 피해가 가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쓰레기 불법 투기가 근절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쓰레기를 규정대로 버리는 대다수 주민들이 보고 있는 애꿎은 피해도 생각해야 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