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高예체능 3등급 절대평가로 바뀐다

  • 입력 2007년 6월 11일 03시 04분




현재 ‘수우미양가’ 5단계인 중학교와 9등급제인 고교의 예체능 과목 평가방식이 3단계 절대평가로 바뀔 것으로 보인다.

학부모들은 새 방식을 환영하고 있지만 예체능 교사들은 “예체능 과목이 사실상 내신에서 제외돼 전인교육이 황폐해질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어떻게 바뀌나=교육인적자원부는 한국교육개발원(KEDI)에 의뢰해 마련한 ‘중등학교 체육·예술교과 학교생활기록부 기록방식 개선안’을 8일 KEDI 주최 토론회에서 발표했으며 14일 최종안을 확정 발표할 예정이다.

KEDI 개선안에 따르면 중학교는 학교생활기록부에 과목별 전교 석차백분율과 5등급 상대평가 평어(수우미양가)를 기재하고 있으나 앞으로 음악 미술 체육 과목은 석차백분율과 평어를 기재하지 않고 ‘우수’ ‘보통’ ‘미흡’ 등 3등급 절대평가 방식으로 바뀌게 된다.

고교는 2005학년도부터 학생부에 9단계의 상대평가(등급, 원점수, 과목평균, 표준편차 기재)를 하고 있으나 앞으로는 중학교처럼 3단계로 절대평가하게 된다.

교육부는 3단계 절대평가제를 보완할 수 있도록 3단계 평가와 함께 교과적성, 노력정도, 성취수준, 개선정도, 학습태도 등을 서술형식으로 학생부에 충실히 기록하도록 할 방침이다.

3단계 절대평가 방식으로 △80점 이상은 우수 △60∼79점은 보통 △59점 이하는 미흡 등으로 평가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교육부는 “중학교는 늦어도 2010년, 고교는 2011년부터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왜 바꾸나=예체능 과목은 학습 결과를 객관적으로 측정하기 어렵고 상대평가에서 내신 성적 경쟁으로 학부모 부담이 크다는 것이 교육부의 설명이다.

학부모 이모(45·서울 강남구 대치동) 씨는 “줄넘기를 몇 개 하면 몇 점 식으로 점수를 매기기 때문에 줄넘기 과외를 하는 등 부담이 크다”며 “예체능 과목만이라도 흥미를 돋울 수 있는 방식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KEDI 연구팀은 “절대평가를 하고 평가 단계를 완화하면 점수 따기 경쟁과 서열화, 학습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2월 고교 선택과목군을 개정하면서 2012년부터 ‘음악·미술·체육’군을 ‘음악·미술’과 ‘체육’으로 분리하고 각각 4단위를 이수하도록 했다.

군별로 4단위를 이수하려면 일부 과목은 고3 때까지 들어야 하는 등 학생 부담이 늘어난다는 지적이 일자 교육과정은 그대로 두되 평가방식을 바꾸기로 한 것이다.

▽“내신 제외 발상”=예체능 교사들은 “사교육비 부담을 예체능 과목으로 돌리고 있다”며 “지금도 예체능 과목 성적이 대입에 거의 반영되지 않는데 3단계 절대평가가 도입되면 일선 학교가 입시 위주로 교과목을 편성해 예체능 과목이 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려대 류태호(체육교육) 교수는 “주요 과목과 주변 과목을 구분하는 것은 교육의 본질을 훼손하는 정책”이라며 “교육 목표에 충실하기보다 흥미 위주의 수업으로 변질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 김양옥 초중등교육정책과장은 “예체능 성적을 내신에 반영할 것인지는 대학에서 정할 사항”이라며 “새 평가방식은 평가를 합리적으로 바꾸는 것이지 내신 성적에서 예체능 과목을 제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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