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한부 인생 76세 할머니 “남편 행패 더 못참아” 고소

  • 입력 2007년 6월 11일 03시 08분


담낭암 3기 판정을 받고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는 70대 할머니가 평생 자신을 괴롭혀 온 남편과의 ‘황혼 이혼’을 결심하고 남편을 경찰에 고소했다.

서울 구로경찰서는 A(76·여) 씨가 “내 적금통장을 빼앗기 위해 남편이 가짜 차용증을 만들어 가압류를 신청했다”며 남편 B(80) 씨를 사문서 위조 혐의로 고소했다고 1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젊은 시절부터 변변한 직업이 없는 남편을 대신해 파출부, 노점상 등 궂은일을 하며 생계를 꾸려 왔지만, 남편은 A 씨에게 폭언과 폭행을 일삼았다고 주장했다.

특히 A 씨가 올해 초 사업 실패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들에게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받은 돈 1억7000만 원을 빌려 준 것을 두고 B 씨는 ‘왜 돈을 빌려 주느냐’며 A 씨가 입원한 병원까지 찾아가 행패를 부렸다는 것.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평생을 돈만 밝히는 남편에게 시달리면서도 세 남매를 생각해 참아 왔지만 이제는 이혼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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