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 산하 '무늬만 위원회' 대거 정비

  • 입력 2007년 6월 11일 16시 04분


서울시교육청이 산하 각종 위원회 가운데 매년 예산만 과다 편성된 채 업무 실적은 저조한 '무늬만 위원회'에 대해 예산 삭감과 통·폐합 등을 통한 정비에 나섰다.

서울시교육청은 11일 "올해 처음으로 '서울시교육청 소관 각종 위원회 운영지침'을 통해 각 부서에 앞으로 실적이 저조한 위원회는 차기년도 예산 편성시 30% 안팎을 감액하고 과감하게 통·폐합을 추진하도록 권고했다"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04~2006년) 17개 담당부서가 운영하는 위원회 53곳 중 41곳의 예산 편성·집행 현황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편성 예산을 그대로 집행한 위원회는 학교폭력추방협의회와 교육공무원인사위원회 등 9곳에 불과했다.

나머지 32개 위원회는 업무실적 저조로 편성 예산의 일부 또는 상당액을 그대로 남겼고 이중에는 교육규제완화위원회 등 수년간 매년 예산만 편성된 채 단 한차례 회의도 열리지 않은 위원회도 있었다.

서울교육발전협의회는 지난해 단 2차례 회의를 열었고 편성 예산의 68%(2120만 원)가 남았으며 교직복무심의위원회도 예산(713만 원)의 절반이 남았다. 교육규제완화위원회는 최근 3년간 단 한차례의 회의 없이 예산은 매년 편성됐다.

이는 매번 새로운 자체 계획을 수립하면서 위원회를 구성하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로는 위원회를 개최할 일이 거의 없어 유명무실한 상태로 남을 때가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정애순 전교조 대변인은 "일부 위원회는 이름만 있는 유령 위원회나 다름없는데 그동안 실효성에 대한 문제 제기조차 없었다니 예산만 낭비한 비효율적 행정의 단면을 그대로 보여준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이에 시교육청은 올해 처음으로 '서울시교육청 소관 각종 위원회 운영지침'를 각 부서에 시달해 개최 실적와 예산 집행이 저조한 위원회에 대해 차기년도 예산 편성시 30% 안팎을 감액하고 과감하게 통·폐합하도록 권고했다.

김상묵 서울산업대 행정학과 교수는 "기관의 산하 위원회는 한번 만들면 없애는 것이 매우 어렵다"며 "담당 공무원은 굳이 비난을 감수하면서 어려운 일을 하지는 않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검증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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