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 모의수능 신경향으로 살펴보는 영역별 수능 대비법

  • 입력 2007년 6월 12일 02시 59분


변영욱 기자
변영욱 기자
○ 첫 등급제 수능, 원점수 낮아질 듯

7일 치러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평가는 문제 유형이나 출제 방식 등이 지난해 수능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부터 적용되는 등급제로 인해 변별력에 신경을 쓴 듯 언어와 수리 ‘나’, 탐구영역 등에 까다로운 문항이 많았다.

6월 모의평가는 3, 4월에 실시된 교육청 주관 학력평가와 달리 재수생도 응시하기 때문에 좀 더 정확하게 자기 실력을 가늠할 수 있는 기준이 된다.

모의평가는 지난해 수능에 비해 언어와 수리 ‘나’, 사회탐구 영역이 다소 어려워져 인문계 학생들을 중심으로 어렵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등급제가 처음 적용되는 올해는 평가원이 일부 과목에서 특정 등급이 나오지 않는 것을 막기 위해 지난해 수능보다 다소 어렵게 출제해 등급 간 고른 분포를 유도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특히 중상위권의 변별력 확보를 위해 모든 영역에서 고난도 문항을 2, 3개 출제해 등급 구분 원점수가 하락할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하다.

수리영역의 경우 표준점수 체계에서는 ‘가’형에 비해 ‘나’형의 표준점수가 상대적으로 높아 자연계 중하위권 학생들이 ‘나’형으로 쏠리는 현상이 많았다.

하지만 이번 모의평가는 수리 ‘나’형이 어려워져 자연계 학생들이 ‘나’형으로 옮겨도 등급 향상을 기대할 수 없게 됐다. 수능에서도 이런 경향이 유지될 수 있다.

탐구영역은 지난해 어렵게 출제됐던 윤리, 세계지리, 물리Ⅱ, 생물Ⅱ 등이 비교적 쉽게 출제됐다. 과목 간 유·불리 현상을 줄이려는 의도로 보인다.

○ 어려운 문제 많아 자연계 ‘나’형 옮겨도 등급 안 오를듯

문항당 배점(2점짜리 3개, 3점짜리 14개, 4점짜리 13개)은 지난해 수능과 같았지만 새로운 유형의 문제들이 나왔다. 계산의 양이 적어지고 개념만 알고 있으면 답할 수 있는 문제가 많았지만 일부 까다로운 문항은 이해력과 추론능력을 요구했다.

자연계 학생들을 위한 수리 ‘가’형의 경우 수학Ⅱ는 출제 범위가 전 범위가 아니었기 때문에 비교적 평이했다. 하지만 심화선택 과목인 미적분에서는 다항함수와 초월함수가 결합된 극한 문제가 출제돼 까다로웠다.

수리 ‘나’형은 체감 난도가 높아졌다는 반응이다. 특히 16, 17, 23, 29번 문항은 시간이 많이 걸리고 실수하기 쉬운 문제들이 배치됐다. 주목할 만한 신유형은 수리 ‘가’형의 9, 16, 17, 29번과 ‘나’형의 16, 17번 등이 꼽힌다. 특히 공통문항인 16번은 답을 구해내는 추론 과정을 모두 보여 주고 결론만 찾게 한 것으로 매우 새로웠다. 17번 역시 수열의 극한에 관한 문제에 도형적 상황을 결합시켰다.

6월 모의수능 고난도 문제와 정답률종로학원 상위권 3200명 분석.
수리 ‘가’ (26∼30번 선택과목 제외)
문항내용배점정답률(%)
8확률-확률의 계산450.2
23미분-사차함수의 그래프457.5
21순열과 조합-순열 이용한 경우의 수458.1
25미분-접선의 방정식359.1
수리 ‘나’
23수열-군수열의 응용437.7
17수열의 극한-등차수열 그림에 응용466.4
29순열과 조합-복잡한 조합의 계산469.7
16수열-증명 완성471.4

○ 통합사고력 문제 많아… 추리문제도 등장

언어영역은 어렵게 출제됐다. 변별력 확보를 위해 이 같은 경향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논술처럼 통합사고력을 측정하려는 문제 유형이 많았다. 내용을 읽은 뒤 새로운 내용을 추론하거나 다른 관점에서 비판하는 능력을 측정하는 문제가 다수 출제됐다.

지문은 문학 4개, 비문학 6개 등 10개 내외를 유지했다. 비문학 지문에서는 어려운 개념이나 생소한 용어가 나왔다.

듣기에서는 ‘협상’이라는 새로운 말하기 상황을 통해 전략을 수립하는 과정과 적절성을 판단하게 했다. 추리력을 평가하는 유형도 등장했다. 고전소설에서 인물의 실제 연보를 제시한 뒤 반응을 추리하도록 하거나, 비문학에서 ‘좁쌀’이라는 어휘에 대한 연구를 통해 추리력을 측정한 것 등에 유의해야 한다.

문항 내용배점정답률(%)
23임진록 지문 통한 사자성어 찾기249.1
46추론의 개연성을 높일 증거 찾기350.5
45이어질 말 추리하기258.4

○ 비교적 평이… 속독-시간조절 능력 키워야

문항 수와 배점(듣기 13문항 26점, 말하기 4문항 8점, 읽기 27문항 64점, 쓰기 6문항 12점)은 지난해 수능과 같았고 여러 영역에서 골고루 출제됐다.

메가스터디 김진성 강사는 “지난해 수능과 비슷했지만 독해에서 속독 및 시간 조절 능력을 요구해 체감 난도가 다소 올라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어법은 21번이 문장 형태만 보고 답을 내는 학생들의 오답을 유도하는 함정이었다. 어법도 의미를 분석하고 문맥을 파악해야 한다.

18

지칭추론162.7
21듣기-틀린 내용 찾기 265.5
28어휘 및 문법성 판단271.1

○ 역사에선 생소한 사료 제시 늘어… 시사 문제 강세 여전

출제 범위가 넓어지고 선택지가 조합형으로 나온 문항이 늘어 지난해보다 어려웠다. 법과 사회, 경제가 어려웠던 반면 지리 교과군은 비교적 평이했다. 지리 교과군뿐만 아니라 윤리, 역사 교과군, 일반사회 교과군에서도 그래프와 사진, 삽화 등 그래픽의 비중이 늘고 있다. 역사 교과군은 생소한 사료(史料)들이 많이 나온 것이 특징이다. 진흥왕의 나이가 다르게 나온 사료들을 제시하고 역사 연구 방법을 묻는 문제(국사)나 동남아시아와 아메리카의 역사를 묻는 문제(세계사) 등은 새로운 경향이다.

고위공직자의 재산 공개 제도, 회전문 현상(정치), 허위 주민등록번호 생성, 성범죄자 전자팔찌 착용, 재혼 금지기간 폐지(법과 사회), 국제결혼(윤리) 등 시사적인 문제는 여전히 강세를 보였다.

○ 기본 개념 확인 문제가 대세… 단원 간 통합문제도

기본 개념만 이해하면 풀 수 있는 문제가 많아 무난했다. 새로운 유형의 실험이나 자료도 별로 없었다.

Ⅰ과목의 경우 기존에는 실생활 관련 문항이나 환경, 사회문제 등을 다룬 시사적인 문항들이 자주 출제됐지만 이번에는 기본 개념을 확인하는 문제가 주로 나왔다. 다만 단원 간 통합 능력을 묻는 경향이 높아졌다. 교과서나 기출문제에 많이 나왔던 탐구활동 문제와 실험 문제들이 골고루 나왔다.

지난해 어려웠던 화학Ⅱ는 쉬워졌지만 지난해부터 등장한 복잡한 계산 문제는 이번에도 나왔다. 화학Ⅰ은 9, 19, 20번 등이 화학적 지식을 실제 생활에 결부시키는 능력을 요구해 난도가 높았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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