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텔레비전을 보면 북한은 남한에 비해 너무 가난합니다. 우리나라의 수입과 수출을 합하면 3000억 달러가 넘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22억 달러도 되지 않습니다. 무역수지 규모가 100배 이상 차이 나는 셈입니다. 그러므로 통일이 되면 남한은 북한을 도와줄 수밖에 없을 것이고, 우리나라 국민들이 고생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합니다. 나라 살림이 더욱 더 쪼그라드는 것이지요. 그렇잖아도 우리나라에도 가난하게 사는 사람들이 많고 불쌍한 사람들도 많지 않습니까.
통일을 반대하는 이유를 좀 더 자세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남한 사람들과 북한 사람들은 너무 다릅니다. 남한은 자본주의 국가이고 북한은 공산주의 국가입니다. 북한은 폐쇄된 나라이고 남한은 자유로운 나라입니다. 전혀 다른 사회에서 산 사람들이 통일이 되어 같이 산다면 혼란이 너무 클 것입니다.
북한은 김정일이 다스리는 1인 독재체제의 나라고 남한은 민주주의국가입니다. 이렇게 50년이 넘는 세월을 전혀 다르게 살아왔습니다. 따라서 통일이 되면 남한과 북한 사람들은 사상부터가 달라서 그 혼란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김일성의 얼굴이 그려진 현수막이 땅에 떨어져 비에 젖었다는 사실에 눈물을 흘리는 나라의 사람들과, 대통령의 말 실수를 신문과 방송에서 연일 비난하는 나라의 사람들이 어찌 자연스럽게 어울리겠습니까? 지금까지처럼 따로따로 사는 것이 더욱 나을 수도 있습니다.
둘째, 통일이 되어 우리가 북한을 도와주려면 세금도 많이 걷어야 할 것입니다. 많은 사람이 지금도 경제가 어렵고 가정형편이 어렵다고 말합니다. 그런 상황에서 더 많은 세금을 내야 한다면 누가 찬성하겠습니까? 우리 집 형편이 어려우면 다른 집 형편을 생각하기 어려운 법입니다.
다른 사람을 도와주려면 일단 우리들 자신이 안정되어야 합니다. 우리 코가 석자인데 다른 사람을 돌보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어쩔 수 없이 남북한이 통일되어야 한다면 우리나라가 최소한 일본만큼 부자가 됐을 때라야 문제가 없을 것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남한과 북한 경제 둘 다 불안해질 것입니다.
셋째, 말이 너무 다릅니다. 북한말과 남한의 표준어는 너무 달라서 언어를 통일시키는 일만 해도 엄청나게 힘들 것입니다. 아이스크림을 ‘얼음보숭이’라고 말하고 도시락을 ‘곽밥’이라고 말하는 아이들과 어떻게 함께 지낼 수 있습니까? 차라리 통일되지 않은 상태에서 남북한이 서로 왕래할 수 있는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른들은 남자와 여자가 결혼할 때도 한쪽 집안이 너무 기울면 결혼 생활이 불행하다고 말합니다. 남한이 갑부라면 북한은 가난뱅이입니다. 남한과 북한 사람의 1인당 국민소득은 20배 이상 차이 납니다. 컴퓨터와 휴대전화가 널리 보급된 나라의 사람들과 밥도 제대로 못 먹는 나라의 사람들이 함께 산다면 문제가 클 수밖에 없습니다.
말로만 생각하면 통일은 좋은 일입니다. 그러나 남북한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차이를 고려한다면 남북한의 통일은 어느 한쪽 또는 남북한 모두가 불행해지는 일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통일을 반대합니다. 여러분 생각은 어떤가요?
선생님과 학부모님께 드리는 말씀
‘박우현의 생각나무’는 학생들의 비판적 사고력을 증진하기 위해 기획된 글입니다. 따라서 대다수의 사람들처럼 통일에 대해 긍정적인 생각을 가진 어린이라면 위의 내용에 대해 반대로 생각해야 합니다. 선생님과 학부모님들은 이런 의도를 감안해서 학생들을 지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위의 내용이 잘못이라고 생각한다면 그 이유를 함께 이야기해 보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박우현 한우리 독서문화운동본부 평생교육원 원장·‘논리를 모르면 웃을 수도 없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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