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람사르’vs‘람사’…창원 총회 ‘이름 줄다리기’

  • 입력 2007년 6월 12일 06시 26분


환경부와 경남도가 내년 가을 창원에서 열리는 ‘제10차 람사르 협약 당사국 총회’(COP 10)의 우리말 명칭을 확정짓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 ‘람사’와 ‘람사르’의 외래어표기법에 대한 견해 차 때문이다. 치열한 경쟁을 보인 COP 10 자원봉사자는 면접을 거쳐 곧 선발한다.

▽람사르와 람사=국립국어원(korean.go.kr)의 표준국어대사전에는 ‘람사르 조약’이라고 명기돼 있다. 람사르(Ramsar)는 1971년 습지 관련 회의가 열렸던 이란의 작은 도시이며, 거기서 맺은 ‘물새 서식지로서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에 관한 조약’이 바로 람사르 조약이다.

환경부는 최근 해양수산부, 경남도, 창원시 공무원과 환경단체, 국립국어원과 언론사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Ramsar 우리말 표기 관련 간담회’를 열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이 자리에서 국립국어원과 언론사 관계자는 “‘외래어는 현지음에 가깝게 적는다’는 외래어표기 원칙에 따라 ‘람사르’로 해야 옳다”며 “국어사전에까지 올라 있는 것을 국제회의 주최 측이 엉터리로 적는다면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환경단체 관계자와 공무원들은 “1992년 무렵부터 정부 부처 등에서 ‘람사’로 적어왔고, 많은 국민도 그렇게 인식하고 있어 바꾸면 혼란만 더해진다”고 맞섰다. 또 일부 외래어는 예외적인 표기가 인정되는 만큼 ‘람사’여야 무리가 없다는 주장이다. 현재 언론도 ‘람사르’와 ‘람사’를 제각각 쓰고 있다.

결국 명칭 문제는 환경부가 정부언론외래어심의공동위원회(위원장 이상규 국립국어원장)에 “‘람사’가 예외를 인정할 수 있는 표기인지 검토해 달라”고 요청해 그 결과를 반영하기로 했다. 위원회 관계자는 “람사르는 예외가 적용될 성질의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자원봉사자 선발=경남도는 14∼16일 남부권 지역 자원봉사자 선발을 위한 면접을 경남도청 4층 회의실에서 치른다. 중부와 수도권은 9일 면접을 마쳤다.

홍보와 의전, 회의 등 9개 분야에서 전문성 등을 점검해 성적순으로 뽑는다.

경남도는 당초 400명의 자원봉사자를 모집할 예정이었으나 1180여 명이 몰리자 선발인원을 600명으로 늘렸다.

최만림 경남도람사르총회 준비기획단장은 “이들의 운용에 들어가는 비용이 만만찮은 데다 인원이 너무 많으면 관리와 통제도 힘들다”고 말했다. COP 10은 내년 10월 28일∼11월 4일 열린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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