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市공무원-개발업체 ‘외유 동행’

  • 입력 2007년 6월 12일 06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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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만1000평 규모의 인천 남구 용현·학익 도시개발지구 사업 심의를 담당하는 인천시 공무원들이 개발업체 실무자 2명과 선진 사례 수집을 명분으로 해외 동행 출장을 다녀와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이 사업지구의 70%를 소유한 동양제철화학이 최근 제출한 2차 개발 사업 계획에 대한 인천시 심의가 불과 1개월 후에 예정된 시점이어서 심사가 공정하게 진행되겠느냐는 불신이 커지고 있다.

인천경실련 등 3개 시민단체는 10일 공동 성명서를 통해 “각종 시비에 휘말려 있는 개발지구의 사업 승인 담당 공무원들이 이해관계가 얽힌 업체 관계자와 외유한 것은 부적절한 처사”라며 개발사업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인천시에 따르면 시 개발계획과 K 팀장과 직원 L 씨는 동양제철화학 인천개발본부 K 팀장과 SK 용현·학익지구 개발 담당자 L 씨 등 2명과 함께 5∼8일 3박 4일 일정으로 일본 도쿄와 요코하마 일대를 다녀왔다.

이들은 서울 J여행사 직원의 안내로 요코하마 퀸스 스퀘어, 랜드마크 타워와 도쿄 오하시 지구, 하루미 트리톤 스퀘어 등 구도심권 재개발지역을 답사했다. 또 인천 서구 가정 오거리 도시재생사업과 경인고속도로 간선화 사업 설계를 맡고 있는 닛켄(日建)사도 방문했다는 것.

1인당 300여만 원에 이르는 여행경비는 각자 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양제철화학은 인천공장 용지 52만4000평에 주거지, 위락시설, 상업용지 조성을 위한 2차 개발안을 4월 남구에 제출한 상태다.

남구는 관련 부서 협의와 주민 공청회를 거친 뒤 7월 중 인천시에 도시개발사업지구 지정 및 사업계획안 승인을 요청할 예정이다.

이 회사의 개발안은 문화용지를 줄이고 주거지와 업무용지, 상업지를 대폭 늘려 시 내부의 반발이 만만치 않은 상태다.

또 SK는 12만여 평의 공장 용지를 개발하려 하고 있으나 누출된 기름으로 인한 토양오염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인천지역 시민단체들은 “동양제철화학의 폐석회 매립을 위한 대체 유수지 확보와 SK 공장 토양오염 등 여러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도시개발 논의가 추진돼 특혜 의혹이 일고 있다”고 주장했다.

일본 출장을 다녀온 인천시 K팀장과 동양제철화학 측은 “도시개발사업을 잘 추진하자는 취지에서 당초 계획엔 없었지만 일본 동행 답사가 이뤄졌다”며 “사업 승인을 앞둔 미묘한 시점에 이런 일이 생겨 의혹을 살 만하지만 비리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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