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이 회사가 짓고 있는 아파트 계약자들의 피해가 예상된다. 또 정부의 부동산 규제 등으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다른 중소 건설사 및 협력업체의 연쇄 부도로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농협중앙회 수원 인계동지점은 이날 오후 5시 신일이 만기로 돌아온 어음 12억 원을 막지 못해 최종 부도 처리했다고 밝혔다.
신일은 지난해 매출액 4687억여 원에 당기순이익 180억 원을 냈지만 지방 미분양 아파트가 대거 쌓이면서 미수금이 300억 원대에 이르러 최근 유동성 위기를 맞았다.
이 회사는 은행과 제2금융권 등에서 상당한 액수의 돈을 끌어 쓴 것으로 나타났다. 신일의 공시자료에 따르면 이 회사의 단기 차입금은 590억 원, 총부채는 1440억 원에 이른다.
신일의 최종 부도로 아파트를 분양받은 청약자들의 피해가 불가피해졌다. 현재 이 회사의 아파트 공사 현장은 전국적으로 16곳, 7679채다.
신일이 대한주택보증에 가입한 상태이기 때문에 분양대금을 날릴 우려는 없지만 공사 지연에 따라 최소 몇 개월간 입주가 늦어질 가능성은 크다. 신일이 법정관리를 신청하면 법원이 법정관리를 받아들일 때까지 몇 개월간 공사가 지연될 수 있다.
주택보증 관계자는 “신일 아파트 계약자들은 분양대금을 선납(先納)하지 말고, 중도금은 지정한 은행계좌로 납입해야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신일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미분양 아파트가 늘고 아파트 분양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 자금력이 약한 중소 건설업체들이 연이어 부도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부동산 정보업체인 스피드뱅크에 따르면 이달 지방 미분양 아파트는 4만8156채로 5월(4만2880채)보다 5276채 늘었다.
부도를 낸 건설업체도 올해 4월에는 6개에 그쳤으나 지난달에는 한승건설 등 16개 업체가 도산했다.
건설업계에서는 정부의 지나친 규제가 중견 및 중소 건설사의 경영난을 부채질한 측면이 적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중견 건설업체 임원은 “연쇄 부도를 막기 위해선 정부가 지방의 투기과열지구를 조기 해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1985년 전북 익산시에서 설립된 신일은 지난해 건설업계 순위 57위까지 오른 아파트 전문 건설사로 주로 대구와 충남 천안시 등 지방에서 아파트 사업을 해 왔다.
이태훈 기자 jefflee@donga.com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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