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변으로 가요' 저작권자는 재일교포 이철 씨

1970년대 그룹 키보이스가 불러 인기를 끌었던 '해변으로 가요'의 저작권자가 재일교포 이철(65) 씨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고현철 대법관)는 이 씨가 키보이스 멤버였던 장모 씨 유족을 상대로 낸 저작권 확인 소송에서 14일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해변으로 가요'는 일본에서 '더 아스트로 제트'라는 8인조 그룹리더로 활동하던 이 씨가 작사 작곡한 '고히비토타쓰노 하마베(연인의 해변)'를 한국말로 번역한 것"이라며 "이 씨가 이 노래의 작사·작곡가라는 원심 판단은 정당하다"고 밝혔다.

앞서 항소심 재판부는 "장 씨 측은 1998년 6월부터 73개월간 이 노래로 받은 저작권료 8000여만 원을 이 씨에게 반환하라"고 밝혔다.

일본에서 활동 중이던 이 씨는 1969년 서울 시민회관에서 개최된 공연에 초청받아 일본에서 인기를 끌고 있던 자신의 노래 '연인의 해변'을 우리말로 바꿔 불렀고, 당시 공연에 참가한 키보이스에게 이 노래를 한국에서 부르도록 허락했다.

이 노래는 1970년대 키보이스가 '해변으로 가요'란 제목으로 불러 크게 히트했다.

그러나 당시 키보이스의 앨범에는 작사·작곡가를 밝히지 않았다가 1976년 키보이스가 작사·작곡한 것으로 표시됐다.

이후 1993년 작곡가 김희갑 씨 명의로 저작권 등록이 됐다가 1996년 키보이스 멤버였던 장 씨의 노래로 바뀌었다. 1998년 장 씨의 사망으로 유족이 저작권을 이어받았다.

조용우기자 woogij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