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형제 학자가 바라본 한국 학계의 모습이다. 사뭇 도발적이기까지 한 비판의 주인공은 박영신(69) 연세대 사회학과 명예교수와 박정신(58) 숭실대 기독교학과 교수. 두 학자는 16일 숙명여대 백주년기념관에서 열리는 ‘현상과 인식’ 창간 30주년 기념 학술대회 발표 원고를 통해 수십 년간 자신들이 몸담아 온 지식계를 향해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형인 박영신 교수는 기조강연인 ‘지식과 그 너머: 인문사회과학에 대한 회고와 전망’을 통해 지식인의 ‘권력 줄서기’를 지적했다.
그는 현재 우리 사회에 대해 “모든 관심이 경제 이익으로 집중되어 불균형을 보이는 ‘시장 국가(the market state)’”라고 정의한 뒤 “한국 학자들은 국가 영역의 지배에 필요한 지식이자 시장 영역의 지배에 긴요한 지식을 생산하는 지배 체제의 나팔수이자 그 종복”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사회의 문제점을 지적해야 할 학자들이 “시장의 자유를 앞세운 경제의 논리와 국가의 통제에 앞장섰다”며 “정경유착은 정·경 유착이 아니라 정·경·학(지식)의 유착이었다”고 꼬집었다.
동생인 박정신 교수는 ‘사회사에 기대 읽어 본 우리 인문학자들의 비인문학스러운 모습’을 통해 자존심 없이 ‘정부에 손 벌리기’를 일삼는 인문학계를 비판했다.
그는 지난해 전국 인문대 학장들이 모여 벌인 ‘인문학 위기’ 선언식에 대해 ‘10년 주기로 벌이는 퍼포먼스’로 평가절하했다. 그는 “인문학자들이 인문학자다운 자기성찰과 인문학자스러운 위기탈출을 모색한 것이 아니라 정부라는 권력에 손 벌리며 돈으로 위기를 벗어나고자 하는 비인문학스러운 모습과 행보를 보인다”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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