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는 17일 "지난해 타계한 중소기업인 권동식 씨의 부인 A(49) 씨가 출연한 기금 50억 원으로 그의 천주교 세례명을 딴 복지법인 '권동식 아벤티노 재단'의 설립을 허가했다"고 밝혔다.
A 씨는 평소 "돈을 벌어 어려운 사람들 돕고 싶다"고 입버릇처럼 말했던 남편의 뜻을 받들어 사별을 앞두고 그가 운영해 온 타이어부품제조사를 처분, 매각대금의 대부분인 50억 원을 그대로 이 법인에 출연했다.
남편 권 씨는 타이어제조사를 퇴사한 뒤 광주 하남산단에 타이어부품제조사를 창업, 20년 가까이 운영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법인은 20억 원을 기본자산으로 적립하고 나머지 30억 원에 대한 이자를 활용해 자치단체의 추천, 공모 등을 통해 지역 내 복지시설을 도울 예정이다.
A 씨는 또 지난달 31일에는 천주교 광주대교구에 1억 원을 기탁하기도 했다.
이 같은 선행은 A 씨가 다니는 서구 염주동 대건성당 신자, 광주시 공무원 사이에 회자되면서 알려졌으나 정작 A 씨는 외부에 알려지는 것을 극히 꺼리고 있다.
광주시는 지난달 11일 시장실에서 법인설립 허가증 교부식을 가질 예정이었지만 A 씨가 끝내 얼굴을 드러내길 꺼려 무산되기도 했다.
A 씨는 최근 한 언론사와 인터뷰에서 "아직 남을 돕는 일을 시작도 하기 전이고 배워가는 단계라서 굉장히 조심스럽다"며 "정부지원을 받지 못하는 노인을 비롯한 어려운 이웃들과 더불어 살아간다는 생각을 실천하고 싶다"고 말했다.
광주=김권기자 goqu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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