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산지인 서해에서 꽃게 어획량이 급격히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서해 수온이 꾸준히 올라가고 있어 꽃게가 ‘금게’로 바뀌었고, 어민들의 그물에 걸리는 어종 또한 크게 변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오후 인천 소래포구 선착장. 밀물 때를 맞춰 포구로 들어오는 어선에는 꽃게는 거의 없고 주로 병어, 갑오징어, 주꾸미 등이 실려 있었다.
소래어촌계 윤선빈 계장은 “최근 몇 년간 수온이 최소 1∼1.5도 오른 데다 무분별한 바닷모래 채취로 서식지가 파괴돼 꽃게가 잡히지 않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국립수산과학원 산하 서해수산연구소도 어민들과 비슷한 분석을 하고 있다. 이 연구소의 연인자 어업자원팀장은 “서해의 표층 수온이 겨울철에 높고 여름철에 약간 낮은 경향을 보이면서 전체적으로 수온이 높아지고 있다”며 “지구온난화에 따른 결과로 어종 변화도 크다”고 말했다.
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서해 연안의 수온이 4∼7월엔 평년(2001∼2005년 평균)에 비해 0.7도 낮고, 10∼12월엔 1.6도 높았다.
이 같은 해수 온도 변화 결과 어획량이 감소하고 있고, 어족 자원의 교체도 두드러지고 있다.
서해의 한 해 평균 어획량의 경우 1970년대 19만5000t에서 1980년대 25만2000t으로 증가한 이후 1990년 19만9000t으로 줄어들었다. 2001∼2005년엔 13만7000t으로 감소했다.
서해의 명물이었던 조개와 꽃게 대신 멸치, 오징어 등 난류성 어종이 ‘주력’으로 바뀌고 있다.
지난해 서해에서 참조기 2700t, 갈치 1500t, 멸치 1만6500t, 오징어 1만700t, 꽃게 4800t이 잡혔다.
참조기는 1970년대 7만5000t, 1980년대 3만9000t씩 잡혔지만 2000년대 들어 한 해 평균 1만6000t가량 잡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비해 멸치 어획량은 급격히 늘어났다. 1970년대 5만3000t에 불과했지만 1980년대 9만6000t, 1990년대 8만3000t으로 급증했다. 2000년대 들어 한 해 최고 17만9000t까지 잡히기도 했다.
서해수산연구소 박영제 수산연구관은 “유엔 산하 ‘정부 간 기후변화위원회’ 예측에 따르면 금세기 말 지구 기온이 1.8∼4도 오를 것”이라며 “기온 상승에 따라 수산양식 산업에도 대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서해 주요 어종 어획량(단위: t) | |||||
1969년 | 1970년대 | 1980년대 | 1990년대 | 2000년대 | |
멸치 | 4000 | 5만3000 | 9만6000 | 8만3000 | 17만9000 |
굴류 | 2만9000 | 2만5000 | 3만9000 | 14만3000 | 12만5000 |
오징어류 | 2000 | 7000 | 5만5000 | 2만8000 | 5만 |
주꾸미 | ― | 1만1000 | 1만6000 | 2만7000 | 3만8000 |
참조기 | 11만2000 | 7만5000 | 3만9000 | 5만3000 | 1만6000 |
꽃게 | 1만2000 | 8만8000 | 14만9000 | 10만6000 | 8만7000 |
아귀 | ― | 1만3000 | 1만9000 | 1만8000 | 1만9000 |
병어류 | 7000 | 5만7000 | 4만2000 | 2만9000 | 9000 |
갈치 | 24만3000 | 36만6000 | 44만2000 | 12만4000 | 1만5000 |
대하 | 2000 | 1만7000 | 5000 | 9000 | 5000 |
갑오징어 | ― | 5만6000 | 14만6000 | 1만4000 | 3000 |
전체 어획량 | 125만 | 195만3000 | 251만6000 | 198만6000 | 139만7000 |
―는 통계수치 없음. 자료: 서해수산연구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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