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다리 저는 경주마, 19번중 10번 우승 괴력

  • 입력 2007년 6월 21일 03시 01분


다리를 저는 장애 경주마가 2년간 몸값의 57배 되는 상금을 벌어들여 경마업계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부산경남경마공원은 16일 열린 제3회 KRA컵 1600m 대상경주에서 여섯 살 난 암말인 ‘루나’(사진)가 우승했다고 20일 밝혔다.

국산 최고 경주마를 가리는 이 경기에서 루나는 처음에는 3, 4위권을 유지하다 결승선 300m를 앞두고 역전 우승을 했다.

제주산인 루나는 서 있기만 해도 다리를 떨고, 가볍게 걸을 때에는 다리를 저는 등 경주마로서는 치명적인 허리인대 염증을 앓고 있다. 이 고질병 때문에 루나는 2005년 960만 원이라는 헐값에 지금의 마주인 A 씨에게 팔려 왔다.

그러나 루나는 이후 김영관 조교사의 극진한 관리를 받아 19번의 경주에서 우승한 경력이 10차례나 되고 2위도 4번 기록했다. 루나가 2년간 벌어들인 상금은 몸값의 57배인 5억4700만 원.

경마 전문가들은 “루나가 경주 막판에 보여 준 폭발적인 힘은 한국 경마 역사에서도 찾아보기 힘들 정도인 최고 수준”이라고 평가한다.

김 조교사는 “루나는 선천적 장애에다 나이도 많은 편이지만 치명적인 장애를 훈련과 승부근성으로 이겨낸 우리나라 최고의 경주마”라고 칭찬했다.

부산=윤희각 기자 to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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