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이순신 프로젝트’ 포럼 열려

  • 입력 2007년 6월 21일 06시 32분


“크게만 세워진 이순신 장군 동상이 그에 대한 이해를 가로막는다.”

“경남도만 독자적으로 추진하면 다른 자치단체와 마찰이 생길 수 있다.”

경남도가 지난해부터 역점을 두고 추진 중인 ‘이순신 프로젝트’와 관련해 최근 경남도의회 선진교육문화연구회(회장 이유갑)가 연 포럼에서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다. 이 프로젝트는 2015년까지 1470억 원이 투입되는 대형 사업이다.

▽“더 다듬어야”=포럼에서 창원대 사학과 도진순 교수는 “이순신 프로젝트에 충무공의 승전비와 승전지만 있고 민중의 수난지는 없으며, 우리 것만 있고 타인의 것은 배제됐다”면서 “전쟁과 지배의 유적을 어떻게 선린교류, 평화의 교육장으로 만들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임진왜란, 청일전쟁, 러-일전쟁 유적지를 묶는 ‘동북아 평화벨트’의 구축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목진숙 경남신문 논설주간은 “충무공의 인간적 면모보다 영웅화, 상품화하는 경향이 있다”며 “필요 이상으로 미화하거나 이벤트로 흘러서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김상하 도의원도 “임진왜란의 영역이 경남은 물론 부산, 전남을 포함해 여러 지역에 걸쳐 있어 경남만 독자적으로 추진할 경우 ‘안방잔치’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주요 사업과 예산=이순신 프로젝트는 27건의 사업에 예산은 1470억 원. 이 중 국비는 553억 원이다. 거북선과 판옥선 등 군선 건조사업에 170억 원이 들어간다. 한산대첩 병선마당 조성에는 492억 원이 필요하다. 경남도는 올해 3억 원에 이어 내년에는 80억 원 정도의 국비를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거북선 찾기=이순신 프로젝트의 핵심사업인 ‘거북선을 찾아라’는 전망이 그리 밝지 않다.

충무공과 거북선이 활약했던 주요 해전 장소인 진해와 거제 장목 앞바다인 관음포 전적지, 거제시 하청면 칠천량 해역이 양식장으로 변해 있거나 일부는 매립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경남도 관계자는 “거북선 관련 기록을 검토하고 자료를 수집하는 등 사전 준비를 해 내년 봄부터 본격적인 탐사에 들어갈 예정”이라며 “탐사 예산도 확보해 두었다”고 말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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