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활성화는 ‘도시 업그레이드’를 통해=대구시에 따르면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유치로 지역에는 5000억여 원(생산 유발 3679억 원, 부가가치 창출 1589억 원)의 경제적 파급효과와 5000여 명의 고용 증대 등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 기업인들은 “이 같은 전망을 실현하기 위해선 시 공무원들과 업계 대표, 스포츠마케팅 전문가 등이 머리를 맞대고 묘안을 짜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대회 유치 이후 대구시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지역 경제 회생에 활용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 마련에 착수했으나 아직까지 ‘청사진’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대구시 김연수 기획관리실장은 “현재 실과별로 다양한 아이디어 등을 수렴해 아이템별 예산 소요와 타당성 등을 다각적으로 검토 중”이라며 “구체적인 사업계획은 8월 초 윤곽을 드러낼 것”이라고 밝혔다.
시는 대회 기반시설 조성 등 인프라 구축과 도시 업그레이드, 이벤트 등을 통해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지역 경제 활성화에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또 시는 대구 지역을 국제도시로 개조하는 사업을 다각도로 추진할 계획이다. ‘사람이 북적대는 도시’로 만들어 지역 경제에 도움을 주자는 것이다.
이 대회 기간 중 외국인 10만여 명이 대구를 방문할 것으로 예상돼 제조업, 서비스업, 숙박업, 도소매업 등 지역 경제의 다양한 분야가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된다.
시는 최근 대구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나라당 대구시당과의 당정협의회에서 세계육상선수권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9664억 원을 들여 인프라 구축과 도시환경 개선사업 등을 추진할 것이라며 예산 지원에 협조를 요청했다.
현재 도시 업그레이드 방안으로는 대구월드컵경기장 일대에 야구장, 수영장, 놀이시설, 동·식물원 등을 조성해 대단위 레저·스포츠공원으로 개발하고 경기장 일대를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 등이 가능한 지역으로 조성하는 사업 등이 거론되고 있다.
또 신천변과 금호강을 친환경 생태공원 및 체험장으로 만들고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마라톤 및 경보코스 주변도 친환경 구역으로 꾸미는 등 도시 디자인 개선사업도 검토되고 있다. 시는 특히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열리는 2011년을 ‘대구 방문의 해’로 정해 관광 붐을 조성하는 방안을 마련 중이다.
시 관계자는 “대회 기간에 지역을 찾는 국내외 관광객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들안길 ‘먹을거리 타운’도 새롭게 단장하는 등 도심 곳곳에 명물거리를 조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총론’보다는 ‘각론’ 마련부터=지역 경제인들은 대회 유치 이후 대회 시설 등 인프라 구축과 이벤트 개최 등 총론만 부각되고 있고 지역 브랜드인 ‘쉬메릭’ 상품의 매출 증대 등 실물 경제에 도움이 되는 각론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했다.
T섬유 대표인 김모(50) 씨는 “1988년 서울 올림픽 개최 다음 해부터 대구 지역의 섬유제품 수출 증가율이 20% 급증했다”며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의류, 안경테 등 지역 특화상품의 매출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안경제조업체인 S사 사장 장모(57) 씨는 “지역에는 세계적인 브랜드에 버금가는 안경테 제조업체가 적지 않다”며 “이들 업체가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기념하는 선글라스 등 이색적인 기획상품을 만들면 업계 매출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대구상의 관계자는 “실효성 있는 계획을 세우기 위해선 대구상의와 대구시 관계자, 업종별 대표, 마케팅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상설 협의기구 구성을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구경북연구원 이춘근 선임연구위원은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지역 업계의 스포츠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기 위해서는 대구 특유의 정서와 세련된 감각이 깃든 문화상품과 캐릭터, 브랜드를 개발하는 등 지금부터 체계적인 준비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계명대 권업(마케팅학) 경영학과 교수는 “2011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와 2014년 인천아시아경기가 열리면서 국내 스포츠의류 시장 등이 크게 확대될 것”이라며 “지역 의류업계가 마케팅 전략을 세워 이 시장을 노려볼 만하다”고 밝혔다.
그는 “지역 업체가 대회 공식 후원업체가 되지는 못하더라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참여하고 기업의 브랜드를 세계에 홍보하는 차별화된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용균 기자 cavatina@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