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병원지도]산부인과, 강남-송파서 호황

  • 입력 2007년 6월 23일 03시 01분


《전국 시군구별 개업의 분석에서 성형외과 안과 산부인과 등 과목마다 특징적인 분포가 여실히 드러났다. 개업의는 수요공급의 원칙을 중시하다 보니 지역별 특성도 나타난다. 산부인과의 경우 최근 의원 수가 전반적으로 줄어드는데도 서울 강남구 송파구에 집중돼 있다. 이들 지역은 출산율이 높지도 않다. 산부인과는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해 분만 위주에서 불임 치료나 요실금 등을 다루는 여성 전문의원으로 특화하고 있어 경제력이 높은 지역에 몰린 것이다.》

서울 강동구 강서구에 많은 정형외과는 강남구와 같은 중심지보다는 인구밀도가 높고 중산층이 많이 사는 동네에서 개업하는 특성이 있었다. 이들 지역은 관절염 근육통 등을 호소하는 직장인 또는 노인층이 많이 사는 동네다.

소아과가 많이 몰린 서울 노원구 송파구 관악구는 신혼부부들이 몰려 사는 아파트 단지가 있는 지역이다. 소아과는 대개 아파트 단지를 끼고 개원하는 특성이 있었다.

위암 대장암 직장암 자궁경부암 등 조직검사를 통해 암을 진단하는 병리과의 경우 대구 수성구가 4곳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았다. 가정의학과는 서울 강서구(17곳)와 성북구(17곳)에 가장 많았다. 이 과는 베드타운을 중심으로 개원하는 특징이 있다. 집에서 가까운 주치의 개념으로 운영하기 때문이다.

의원 영업을 위한 최소 인구 수 대비 병원 수를 알아보기 위해 인구 20만 명이 넘는 시군구 110곳을 대상으로 인구 10만 명당 의원 수를 집계한 결과 과목별로 차이가 많았다.

내과는 대전 중구가 10만 명당 12.8곳으로 가장 많았다. 신경과는 경기 수원시 팔달구가 10만 명당 1.3곳, 외과와 정형외과는 부산 연제구가 각각 5.1곳, 6.5곳으로 가장 많았다. 마취통증의학과와 가정의학과는 전북 전주시 완산구가 인구 10만 명당 각각 2.6곳, 4.8곳으로 1위였다.

의료계 관계자는 “10만 명당 의원 수를 살펴볼 때 인구 집중에 따른 변화로 지방이 수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면서 “예컨대 2개 과목이나 1위를 차지한 전주시 완산구는 아파트 단지가 크게 늘면서 거주 인구가 급격히 늘자 개원의가 너도나도 몰려간 경우라고 할 수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완산구는 2006년 거주 인구가 35만 명이 넘으면서 마취통증의학과가 2002년도 3곳에서 9곳으로 늘었고 가정의학과는 2002년 14곳에서 17곳으로 증가했다.

이 같은 지방의 부상은 부산 부산진구가 외과(15곳) 흉부외과(3곳) 성형외과(46곳) 비뇨기과(18곳) 영상의학과(6곳) 등 5개 진료과가 모두 전국 순위 3위 안에 들어갈 정도로 의원이 많은 점에서도 드러난다. 부산진구는 ‘제 2의 강남’으로 불릴 만큼 부산지역에서 가장 의료 수요가 몰렸다.

대구 달서구에는 내과(64곳) 신경과(4곳) 외과(15곳) 이비인후과(33곳)가 과별로 전국 3위 안에 모두 들었고, 대전 서구는 신경과(4곳) 흉부외과(3곳) 재활의학과(10곳) 등 8곳이 순위 3위 안에 들 정도였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우정열 기자 passion@donga.com

권혜진 기자 hjk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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