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속리산 인근 초등생들이 택시타고 등교하는 까닭은…

충북 보은군 내속리면 국립공원 속리산 인근에 자리한 수정초등학교(교장 조철호) 재학생 100여 명 가운데 14명은 매일 택시를 타고 학교를 오간다. ‘웬 호사인가’ 싶지만 오히려 통학 비용을 줄이는 방법이다.

이 학생들은 원래 수정초등학교 법주분교에 다니던 유치원생 4명과 초등생 10명. 그러나 3월 법주분교가 폐지되면서 거주지인 갈목리와 상판리 등에서 4km나 떨어진 학교에 다니는 일이 막막해졌다.

보은교육청은 이들을 위해 당초 통학버스를 운행하려 했다. 그런데 차량 마련에다 운전사 월급, 기름값 등 대충 따져도 연간 3000만 원 이상의 비용이 필요했다.

더욱이 매일 밤 야간학교를 열고 주말과 방학에도 다양한 특기적성학교 등을 운영하기 때문에 지정된 시간만 운행하는 통학버스는 적합하지도 않았다.

조 교장은 교직원들과 논의 끝에 버스 대신 택시를 운행하기로 하고 보은교육청에 제안했다. 택시를 이용하면 연간 1000만 원 정도로 충분한 데다 학생들도 편안하고 안전하게 등하교를 할 수 있기 때문. 택시 운전사에게도 매일 ‘꼬마 손님’이 생겨 고정된 수입이 생긴다.

이 학생들의 수송은 두 자녀를 이 학교에서 졸업시킨 김준태(49) 씨가 맡았다. 그는 평일과 주말을 가리지 않고 하루 네다섯 차례 아이들을 등하교시켜 주고 있다.

조 교장은 “현재 농촌 벽지 초등학교에서 통학버스를 운영하는 경우가 많은데 상대적으로 싸고 안전한 택시를 이용하는 것을 적극 검토해 보면 좋겠다”고 말했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