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경북도, 17곳 경영평가…경영성적 80점 이상 3곳뿐

  • 입력 2007년 6월 28일 06시 53분


경북도가 인건비와 운영비를 지원하는 도내 기관단체의 경영 상태가 수준 이하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북도는 경도대와 경주문화엑스포, 한국국학진흥원, 여성정책개발원, 청소년수련관 등 17개 기관의 경영평가를 최근 한국자치경영평가원(서울 마포구 공덕동)에 의뢰해 실시했다.

지방자치단체의 예산 보조기관에 대한 전문적인 평가는 지난해 경기도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

27일 경북도에 따르면 이들 기관의 경영 상태는 전반적으로 매우 부실한 것으로 평가됐다.

종합경영, 조직, 인사, 보수, 예산, 회계, 사업운영, 고객만족 등 8개 분야로 이뤄진 평가에서 종합점수가 80점 이상(총점 100점)을 받는 곳은 장애인종합복지관과 여성정책개발원, 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 등 3곳에 그쳤다.

또 70점대가 청소년지원센터 등 4곳, 60점대는 경주문화엑스포 등 9곳이었으며, 장애인복지단체협의회는 50점대에 머물렀다. 기관 전체의 평균은 69.5점에 불과했다.

해당 기관들은 거의 모든 분야에서 문제점을 드러냈다. 특히 △기관장의 급여가 높은 데 비해 경영 성과가 부족하고 △기관단체의 설립 취지에 맞는 전문성이 떨어지며 △자체 수익 증대를 위한 노력이 미미하고 △이사회 운영도 형식적인 경우가 많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경주문화엑스포의 경우 경북도 파견공무원이 많아 별도의 재단을 설립한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으며, 자산 규모가 529억 원인데도 외부의 회계감사 기능은 없었다.

경북도체육회는 평가 대상 기관의 직원 1인당 연간 인건비(2005년 기준)가 평균 3500만 원 선인 데 비해 4500만 원가량으로 많았다.

도립인 경도대는 대학 지배구조에 대한 대안이나 설립의 목적에 대한 근본적인 검토도 부족한 것으로 평가됐다. 또 신입생 유치에도 명확한 방침이 없고 취업정보센터도 형식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통연수원은 원장의 직급과 급여가 지나치게 높고 민간에 위탁하는 사업도 파행적으로 운영되는 것으로 드러났으며, 경북학숙은 민간기관들도 비슷한 역할을 하므로 경북도가 예산을 지원할 필요가 없는 것으로 평가됐다.

평가원 측은 △기관장을 포함한 간부 직원에 대한 개방형 임용제 및 연봉제 확대 △형식적으로 운영되는 이사회 쇄신 △수익 증대를 위한 적극적인 홍보와 자구 노력 등을 개선안으로 제시했다.

경북도 관계자는 “경북도의 예산 지원에 의존하다 보니 전문성과 자생력이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며 “독립채산제 등 다양한 방식으로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개선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평가위원인 김정렬 대구대 도시행정학과 교수는 “예산 지원이 지자체의 정치적 배려 차원이 아니라 평가에 근거해서 이뤄지도록 분위기를 형성한 데 의의가 있다”며 “기관별로 성격이 다르므로 특성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개선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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